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효진 Feb 07. 2024

일본치과에 가다.  

어느 날부터 딸아이가 어금니가 아프다고 했다. 눈에 불을 켜고 살펴봐도 썩은 곳은 보이지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과, 치과비용을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고민이 됐다. 하지만 오통 중의 하나가 치통이라고 하지 않던가! 나에겐 파파고 번역어플이 있으니 무서울 게 없었다. 다행히 치과도 바로 옆이었다. 안 갈 이유가 없었다. 그리하여 장작 한 달에 걸쳐 무사히 치료를 마친 일본 치과 체험기의 몇 가지 특징을 나열해보고자 한다.


첫째, 비용이 정~~ 말 착하다.

미리 말해두자면, 우리 가족은 일본정부보증의 보험카드와(남편직장이 국가연구소) 쓰쿠바시 발행 보험카드를 소지하고 있다. 어렵게 말했지만 불법체류가 아닌 이상 누구나 우리와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간단히 치통을 설명하고 엑스레이를 찍었다. 딸아이는 어금니옆 이의 보이지 않는 부분이 썩어있었다. 신경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예상은 했지만 속으로 허걱. 머릿속으로 열심히 돈머리를 굴렸다. 비용을 묻자 의사는 과잉치료는 없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 대략 5000엔 정도 예상된다며. 5000엔? 5000엔? 우리나라돈으로 5만 원이라고? 맞다 5만 원이다. 그리하여 한 달간의 치료 끝에 내가 딸아이 이 한 개를 신경치료하고 낸 돈은 우리나라돈으로 24000원이었다. (의사가 거짓말했다. 반값이었다.)은니는 씌우지 않았다. 살색의 크라운을 씌웠다. 그리고 아이의 고통은 사라졌다. 치료가 끝나고 고마움에 의사에게 뽀뽀하고싶었지만 잘참았다. 왜이리 비용이 쌌는지 모르겠지만 나로선 정말 일본이여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다.


두 번째, 신경치료가 한 달이 걸렸다.

한국처럼 원샷 원킬로 끝내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씩 총 5번, 30분씩 치료를 받았다. 썩은 곳을 도려내고, 신경부위도 도려내고, 본을 뜨고, 크라운을 씌우고,, 대충 이런 과정이 30분을 절대 넘기지 않았다. 아이와 어른 모두 30분 이상을 치료시간을 넘기지 않는 듯했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하루에 끝날 치료가 여기서는 한 달이 걸린 것이다.


세 번째, 주말에도 문을 연다.

내가 방문했던 병원은 목요일이 휴무고 주말은 모두 문을 열었다. 일본치과의 특성인지 이 병원만 그런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지인도 주말에 치과 간다고 들었던지라 일본 치과의 특성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일본에는 치과가 굉장히 많다고 들었다. 그러니 주말에도 문을 열어 손님을 받아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여러모로 직장인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적고 보니 일본에 와서 여러모로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게 치과가 아닐까 싶다. 치과도 보험적용이 되니 얼마나 마음이 놓이던지...(그래서 양치 안 할래?!) 결론은 자나 깨나 양치 꼼꼼히 시키자!!^^


이전 25화 소박한 일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