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효진 Dec 18. 2023

브런치북 4위, 일본아 고마워


브런치 알람이 울린다. 좋아요와 댓글 혹은 구독 셋 중 하나이다. 이런 건 한꺼번에 몰아서 봐도 좋으련만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그러고 싶은데 몸이 되질 않는다. 무조건 반사이다. 칭찬과 관심은 병든닭도 일으켜 세운다.


이웃님의 댓글이었다. 내 브런치북이 인기순위 2위에 올라갔다는 축하인사였다. 댓글을 본 시간은 잠들기 직전. 헛것을 보았나 싶어 그대로 잠에 빠졌다. 그리고 새벽에 반사적으로 눈이 떠졌다. 본능적으로 댓글을 다시 확인했다. 댓글은 멀쩡했다. 브런치 홈에 들어가서 확인해 본다. 4위이다. 내 브런치북이 순위권에 올라있었다. 2등 4등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꼴찌로 대롱대롱 매달려있어도 마당에 현수막을 붙여 축하할 판이었다.


"와~~~ 내게도 이런 날이?"


나는 현재 일본에 살고 있다. 5천만 한국인 중 4천 9백만을 재꼈다. (재외 일본인이 대략 백만정도라고). 그중 글을 쓰는 재외일본인은 또 절반 이하로  추려질 것이다. 그중 주 3일 글을 쓰는 사람도 절반이하로 추려질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내 글의 특수성이 꽤 인정됨을 안다. 글쓰기 능력을 배제하고도 말이다. 그러니 나의 휘황찬란한 글 빨 때문이 아니라는 것쯤은 자~알 알고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조회수 3만, 5만을 달리는 글들은 발행일에 맞추어 급하게 쓴 글들이다. 10분에서 20분 사이에 허둥지둥 썼다. 5만 고객분들께 심한 죄책감을 느낀다. 제목을 호기심이 들게 꽤 잘 지었음도 알고 있다. 솔직히 어느 정도 흥미를 유도하고 쓴 제목이지만 이 정도로 조회수가 높을 줄은 몰랐다. 마치 답을 베낀 시험지를 엄마에게 들킨 기분이다. 많이 찔린다.


일본한테 잘해야겠다. 일본 살기 싫다고 징징거려 놓고 일본에 빨대 꽂고 있으니 염치가 없다. 그래도 40년 넘게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2등이라니.. 엄마한테 칭찬 좀 듣고싶다.


"엄마! 나 2등 먹었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