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이야기 - 너도나도 알고 있는 주요 관광지 1
싱가포르 지하철 워터프런트 역 인근에 있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완벽한 인공정원으로 슈퍼트리 그로브, 플라워 돔, 클라우드 포레스트로 나뉜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도착하면 비현실적으로 우뚝 솟은 슈퍼트리들이 ‘그로브’(작은 숲)를 형성하고 있다. 25~50m 크기의 웅장함에 압도되어 넋을 잃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밤 7:45, 8:45 두 차례에 걸쳐 조명이 켜지고 15분간 환상적인 빛과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가든 랩소디(슈퍼트리 그로브 쇼)가 있다. 다양한 주제로 음악이 나오고 가끔 우리나라 아리랑을 들을 수도 있다. 모든 걱정과 근심을 내려놓고 슈퍼트리 그로브 아래 편안히 누워 온전히 쇼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감상 방법이다.
마리나 베이 지역의 탁 트인 풍경을 보고 싶다면 50m 높이의 슈퍼트리 전망대(OCBC Skyway) 꼭대기에 올라가 감상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 번은 둘째와 단둘이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다녀온 적이 있다. 사춘기에 접어든 누나에게 많이 당하기도 하고 엄마, 아빠 둘 다 첫째로 태어나 맘도 잘 몰라주는 세상 억울한 일 많은 둘째이다.
그런 아이에게 엄마와 둘이서 여행 가자 하니 기꺼이 같이 가고, 무섭지만 높은 곳(슈퍼트리 전망대) 올라가 구경하자 하니 함께 올라가 주었다. 엄마 마음 잘 헤아리는 둘째와 오순도순 손잡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며 오랫동안 추억에 남을 여행이었다. 가끔 이렇게 아이들에게도 엄마에게도 단둘이 온전히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의 마음을 터놓는 것이 필요함을 느꼈다.
슈퍼트리 그로브에서 조금만 걷다 보면 동화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플라워 돔에 들어갈 수 있다. 2015년 기네스 기록에 세계 최대의 유리 온실로 등재되었다고 하는 이곳에는 1,000년 된 올리브 나무, 목련, 난초 등 다양한 식물과 꽃이 서식하고 있다. <출처 : www.visitsingapore.com>
시즌별(ex. 크리스마스, 새해, 중추절 등) 각기 다른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여러 차례 방문하여 색다른 풍경을 감상해 보길 바란다.
플라워 돔 옆 클라우드 포레스트에서는 영화 ‘아바타’를 연상시키는 극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안개와 푸른 식물로 뒤덮인 35m 높이의 클라우드 마운틴에서 쏟아지는 인공폭포를 감상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치 아바타의 주인공이 된 듯한 상상을 펼치며 사진 한 장 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싱가포르에서도 코로나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거나, 정부 규제가 심해져 외출을 못 할 때도 있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가끔 마음이 복잡한 순간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 아이들과 감사하거나 행복한 순간을 한 가지씩 이야기하고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예를 들면,
‘집 앞 스타벅스에 나가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사서 시원하고 달콤함 가득한 첫 목 넘김을 했을 때’
‘잠시 멍 때리고 하늘을 봤는데 신기하게도 장풍을 쏘는듯한 구름을 발견했을 때’
‘일 년 내 여름만 있는 싱가포르에서 해 질 녘 노을을 보고 한국의 가을을 느낄 수 있었을 때’
등 사소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웃으며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행복이 별건가? 이렇게 작지만, 감동을 주는 일들이 바로 행복임을 아이들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작은 일에도 최대한 기뻐하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덩달아 기뻐할 정도로 즐겁게 살아라. 기뻐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의 면역력도 강화된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잡념을 잊을 수 있고, 타인에 대한 혐오감이나 증오심도 옅어진다. 부끄러워하거나 참지 말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싱글벙글 웃어라.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싱가포르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인 마리나베이샌즈는 독특한 외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건축방식은 매우 혁신적이었다. 시공 관련하여 여러 나라의 내놓으라는 건설사들도 모두 포기하였지만, 우리나라 쌍용건설에서 도전하여 성공하였다. 하루 20만 명이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규모이며, 마리나베이샌즈의 건축면적은 63 빌딩의 두 배에 해당한다.
건물 외형을 보면 한 건물에 양쪽 두 건물이 기대고 있는 것처럼 엄청난 곡선으로 건설되었고, 그 위는 하늘을 나는 듯한 기다란 배 모양의 루프탑 수영장이 자리 잡고 있다. 가장 많이 기울어져 있는 부분은 52도라 하니 ‘21세기 피사의 사탑’이라 불릴 정도로 대단한 건축 기술이다. 이 건물의 설계자인 모셰 샤프디 조차도 자기의 상상이 눈앞에 그대로 실현될지 몰랐다고 이야기하였다.
<출처 : 2010년 7월 방영된 EBS 다큐멘터리 - 원더풀 사이언스 21세기 피사의 사탑, 베일을 벗다>
실제 마리나베이샌즈를 살펴보면 웅장함에 입이 떡 벌어진다. 마리나베이샌즈 때문에 싱가포르에 오고 싶다는 여행자들도 꽤 있다. 호텔 안쪽으로 들어가면 밖에서 보던 외관만큼이나 로비는 어마어마하게 넓고 천장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수영장(150m)이라 불리는 인피니티 풀에서의 수영은 많은 여행자의 버킷리스트이다. 특히 야간 수영 시 57층에서 내려다보이는 싱가포르의 전망이 아름답다. 저녁에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가든 랩소디(슈퍼트리 그로브 쇼)도 진행하니 풀장에서 감상하는 것도 낭만적이다.
만약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이용하진 못하지만 57층에서 꼭 한번 야경을 보고 싶다면, 셀라비(CE LA VI)를 이용해 보길 바란다. 인피니티 풀 옆 루프탑 바에서 칵테일 한잔하며 도시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리나베이샌즈 지하에는 라사푸라 마스터스(Rasapura Masters)라는 푸드코트가 있다. 이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각국의 요리를 가볍게 즐길 수 있다. 푸드코트 옆에는 디지털 라이트 캔버스(Digital light canvas)가 있어 아이들이 있다면 함께 구경해보는 것도 좋겠다. 바닥에 마련된 빛의 움직임을 따라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으니 말이다.
마리나베이샌즈 쇼핑몰 뒤편으로 나가면 저녁 8시, 9시에 스펙트라(Spectra)라는 환상적인 빛과 물 레이저 쇼(Light and water laser show)를 볼 수 있다. 내가 머물던 2021년 3월 ~ 2022년 3월까지는 코로나로 인해 레이저 쇼를 운영하지 않아 볼 수는 없었지만, 이곳에서 즐기는 야경은 손에 꼽힌다. 그러니 잠시 앉아 어지러운 생각은 모두 내려놓고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싱가포르를 좋은 기억으로 추억하는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