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이야기 - 산책이 좋아 주요 공원 2
산책이 좋다. 천천히 걸으며 주변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땅의 기운을 흡수하는 그러한 산책은 자연을 통해 나에게 많은 에너지를 전해준다.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과 좀 더 가까이 산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서던 릿지스(Southern Ridges)를 추천한다. 싱가포르 중심부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서던 릿지스가 있는데 10km에 이르는 탁 트인 산책로로 헨더슨 로드, 마운트 페이버, 호트 파크, 켄트 리지 파크 등으로 구성된다.
우선 싱가포르에서 가장 높은 36미터 높이의 다리 위를 걸어보길 바란다. 파도치는 것과 같이 높낮이가 있는 여러 개의 곡선으로 구성된 헨더슨 웨이브를 걷다 보면 마치 구름 위에서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마운트 페이버에서는 높지 않은 경사를 좋아한다면 짧은 하이킹을 통해 자연 속에서 운동을 할 수도 있다. 또한 마운트 페이버에서 센토사섬을 연결하는 케이블카가 있는데 이 길을 통해 케이블카 위에서 내려다보며 센토사섬을 구경할 수도 있다.
센토사에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1. MRT 하버프론트 역에 내려 모노레일로 들어가기
2. 택시 혹은 버스를 타고 들어가기
3. 비보시티에서 센토사 보드 워크를 통해 걸어가기
4. 여러 방법이 있지만 마운트 페이버 케이블카 스테이션(Mount Faber cable car station)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조금 높은 곳에서 주변을 관찰하며 천천히 센토사를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트 파크는 관광객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명소이다. 약 7만 평에 이르는 이름답게 가꾸어진 공원의 잔디밭에서 소풍을 즐길 수도 있고 나비 정원, 꽃 산책로 등 볼거리도 많이 있다.
이곳은 내 딸 도연이와 인연이 깊은 곳이라 더욱 애정이 간다.
싱가포르에서 진로를 정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도연이는 싱가포르 학교에 다니면서 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원래 미술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길을 확고히 굳혔다. 결과물은 올해 하반기부터 호트 파크에 2년간 전시된다고 한다. 일정상 전시회를 보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온 점이 아쉽긴 하지만, 조만간 다시 가보리라.
자신이 하고 싶은 길을 일찍 알게 된 딸 아이가 가끔 부럽기도 하다. 물론 이 길이 아니다 싶어 마음이 변해 다른 길을 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난 어렸을 때부터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었기에 수능 성적에 맞춰 대학에 들어갔고, 직장은 알기 힘든 나의 적성을 고민하기보단 합격한 곳 중 연봉이 제일 괜찮은 회사에 들어가 현실에 맞춰 적당히 타협하며 살았다.
그렇다고 열심히 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불편한 세상의 틀에 맞춰 애쓰며 살고 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좀 더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
꿈을 일찍 발견한 도연이에게도, 꿈은 없어도 현실에 적응하며 아등바등 사는 나에게도, 또한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도 잘하고 있는 거라고 괜찮다고 응원해드리고 싶다.
수고했어요.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