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짝이는 엘리 Sep 13. 2024

함께 가는 길

보조석에서


차 안에서 한참 책을 읽다
"와 저 구름 좀 봐"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시선이 닿은 곳엔
산 위를 덮고 있는 신비로운 구름이 보였다
능선을 따라 걸친 구름들
바람에 흔들리는 초록잎
싱그러운 여름이 창밖을 가득 메웠다


그제야
바뀐 풍경들이 보였다
높은 건물들을 벗어나
 더 커다란 산으로 둘러싸인 모습
그리고 그 옆에 묵묵히 운전하는 그까지

삶은 여기 있었다
이른 아침 집에서 나와
함께 가는 이 차 안에 있었다
멋진 풍경이라며 휴대폰을 들이밀어봤자
이 모습이 고대로 찍힐 리 없었다
책을 덮고
휴대폰도 가방에 넣었다
별로 할 말이 없으면 풍경이라도 같이 보며 감탄하고
그마저도 지나가면
같이 노래 들으며 따라 부르며
이 시간을 함께 하는 게 좋겠다
그래 그게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초록색 바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