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 떠나다.

인생이 뭐라고.

by 리유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외쳤다. "인생, 어떻게 사는 건데!"




나는 성인이 되면 배낭여행을 꼭 해보고 싶었다. 배낭여행이라기보단 길게 여행을 다녀오고 싶었다. 1달 정도. 가족과 해외여행을 갔을 때, 일주일도 안되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단 가족들과 함께 일정을 맞춰야 한다는 게 아쉬웠기 때문이다.

혼자서, 배낭여행. 꿈이라고 할 수 있다면, 나의 꿈이었다. 그때엔 이것이 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수능을 치른 사람에게는 보통 4달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11월부터 2월까지. 그 시간을 이용해, 나는 1달 이상의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홀로. 하지만 세상은 쉽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코로나라는 방해로 인해 하늘길의 비행기는 모두 멈춰버렸다. 떠날 수 없었다. 그렇게 여행을 떠나지 못한 채, 대학에 입학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로...


대학교에 입학하고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입학했던 대학교였다. 어른들이 지겹도록 말했던 환상이 펼쳐지길 바랐지만, 환상은 없었다.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스스로 땅 깊숙이 파고 들어갔다. 떨어지는 학업성취도로 흙을 팠고, 앞서 나가는 친구, 동기들을 보며 느끼는 자격지심으로 땅속으로 들어갔다. 깊숙이. 어느새 나는 빛 한줄기조차 닿지 못할 만큼 밑으로 밑으로 내려가 있었다.


그러한 땅속 깊은 어딘가의 어둠 속에서 한줄기의 빛이 세어 들어왔다.

상담 선생님의 조언. '여행을 떠나봐라. 너를 찾고 세상을 배우고 와라.'

이 조언을 듣자마자 나의 마음은 요동쳤다. 수능이 끝나고, 정말 여행을 가보고 싶어 했던 그때의 내가 떠올랐다. '왜 이 여행에 대한 갈망을 잊고 살았을까. 뭐 때문이었을까.' 그동안 걱정하고 고민했던 것들 때문일까. '학과를 바꿀까, 편입을 할까, 더 뒤처지는 건 아닐까.'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나도 저들처럼 멋진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내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날, 상담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노트북을 켰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인천발 방콕행 비행기 티켓과 방콕발 인천행 비행기 티켓을.


2022년. 07월. 그렇게 나는 한국을 떠나 방콕으로 떠났다. 인생이 뭐인지 알기 위해.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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