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가가 되기 위한 자산 만들기 #6

젊다면...미래의 가치를 보고 차익실현 부동산에 투자하라.

by 정주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다

#2. 맹지 탈출기


며칠 뒤 다시 과수원을 찾았다

음료수 한 박스랑 아이들 과자를 사 들고서.

한번 본 인연이었다고 경계의 시선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아이들도 웃음을 보인다(절대 과자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웃음에서 지난번 빈손의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지울 수 있었다




마당 한 구석에 주차를 하고 흙길을 밟으며 과수원으로 들어가려는데 두 번째 흙담집(첫 번째 흙담집이랑 이웃한 마을의 제일 끝집)에서 칠순은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 한분이 예의주시 하신다

결코 좋은 느낌의 눈길은 아니었다

낯선 이방인에 대한 조건 반사이거니 치부하며 예의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첫 번째 흙담집 부모님들처럼 할아버지도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신다


"과수원 정리하러 왔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답 인사를 기대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한마디 하신다


"남의 길을 함부로 막 다니면 되나?"


순간 전두엽 쪽이 찌릿하며 눈앞이 하얘졌다

그 한마디는 매입한 과수원의 가장 약한 곳을 찔렀다

그리고 흙길을 매입하여 맹지를 탈출할 나의 속마음도 들켜버린 것만 같았다


"할아버지, 저 앞집(첫 번째 흙담집)분들께 며칠 전에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께서


"나한테는?"


순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흙길이 본인 소유도 아니고 본인 역시 남의 길을 통하여 관습도로로 이용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생각의 끝에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한번 한다

미루어 짐작컨대 "할아버지는 필시 나에게 양해의 말을 구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아! 제가 미처 생각을 못했습니다. 할아버지,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히 다니겠습니다"


이 말을 들으신 할아버지는 아무런 대꾸 없이 눈길을 거두며 돌아섰다


일도 하기 전에 진이 다 빠져버린 듯한 아침이었다




할아버지의 그 한마디가 일하는 내내 귓가를 맴돌았다

이것이 맹지의 설움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여러 걱정거리가 우후죽순처럼 솟아났다


남의 땅에 하루의 양해는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잦은 양해는 실례다!

무조건 과수원까지의 길을 내야만 한다!

맹지의 불완전한 가치를 온전한 가치로 만들어야 한다!


10여 미터 남짓한 흙길!

걱정거리의 시작이면서 걱정거리를 없애줄 애증의 길이다.




일을 마치고 짐 정리를 하려는 참에 인기척이 들려 뒤를 돌아보니, 두 번째 흙담집 할아버지가 느릿한 팔자걸음으로 오고 계신 게 보였다

죄 지은 것도 없는데 혼자 움찔한다

거친 숨소리를 내며 다가온 할아버지는 느닷없이 첫 번째 흙담집 얘기를 장황히 늘어놓는다

얘기의 요점은 이랬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을 본인이 많이 돌봐주고 있으니 혹시라도 그 집에 상의할 일이 있으면 본인한테 하라는 것이다"(첫 번째 흙담집 부부가 몸과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뭔가 찜찜함은 있었지만 영문을 몰랐던 나는 그냥 알겠다고 말하며 그 자리를 갈무리하였다


찜찜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 시작은 흙길에 대한 매매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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