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이라고 함은 정해진 목적 없이 얽매인 데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갈 것 누굴 만난다든지 어딜 들른다든지 별렀던 일 없이 줄을 끌러 놓고 가야만 하는 것 인생에 속은 채 인생을 속인 채 계절의 힘에 놀란 채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는 양말로 산책길을 떠남에 으뜸 가는 순간은 멋진 책을 읽다 맨 끝장을 덮는 그때 인생에 속은 채 인생을 속인 채 계절의 힘에 놀란 채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는 양말로 산책길을 떠남에 으뜸 가는 순간은 멋진 책을 읽다 맨 끝장을 덮는 그때 - 이를테면 <봉별기>의 마지막 장처럼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굽이 굽이 뜨내기 世上 그늘진 心情에 불 질러 버려라"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 출처 genie
천천히 가사를 읊조리다 글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한다
작사가를 검색해 본다
여행 에세이 장연정 작가님의 "밤과 노래"라는 음악 에세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총 4파트의 목차(밤과 일상, 밤과 여행, 밤과 사랑, 밤과 위로) 중 밤과 위로 파트에 담겨있다
불면의 밤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치유의 목적으로 글을 썼다고 하니 잠 못 드는 가을밤이 두려운 분들은 한 번쯤 읽어 볼만도 하겠다.
" 그 누구도 깨어 있지 않을 것 같은 늦은 밤, 홀로 깨어 있는 당신을 위로하는 심야 라디오 같은, 포근한 침대 같은 한 권의 책이다." - yes 24
#1.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는 양말로...
무얼 한다고 저리 정신이 없을까?
아마도 독서의 여행길이 아닐까 그 의미를 부여해 본다
그 여행길의 즐거움에 포옥 빠진 감정을 어쩌면 저렇게 표현했을까?
특히 짝 안 맞는 양말이라니! 감동이다
나는 아직 짝짝이 양말을 신어본 적이 없다. 독서의 진정한 즐거움에 아직 포옥 빠지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2. 으뜸 가는 순간은 멋진 책을 읽다 맨 끝장을 덮는 그때...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는 양말인 채로 신나는 독서 여행의 마무리를 표현한 듯하다
음~ 뭐랄까?
완독 후 의 자기 만족감? 아님 책에서의 배움, 깨달음, 챌린지 목표 달성 등...
무튼 나에게 독서의 맨 끝장이란 반전 또는 바닥으로 가라앉는 듯한 깊은 여운이다.
#3. 이를테면 봉~별기의 마지막 장처럼...
봉별기는 작가 "이상"의 자전적 1인칭 시점의 이야기 글로 그의 마지막 단편소설이다
-"스물세살이요 - 3월이오 - 각혈이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은 -"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굽이굽이 뜨내기 세상 그늘진 심정에 불 질러 버려라 운운"-으로 끝을 맺는다
가을방학의 "속아도 꿈결"에 나오는 가사 일부를 봉별기의 마지막 문장에서 따 온 것이다
' 밤은 이미 깊었고 우리 이야기는 이게 이 생에서의 영 이별 이라는 결론으로 밀려갔다. 금홍이는 은수저로 소반 전을 딱딱 치면서 내가 한 번도 들은 일이 없는 구슬픈 창가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