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맹지탈출기
자본가가 되기 위한 자산 만들기 #2
젊다면... 미래의 가치를 보고 차익실현 부동산에 투자하라.
by
정주
Sep 21. 2022
아래로
그리고, 다음날 나는 법원으로 향했다
당시 법원 근처의 여러 가게에서는 주간지처럼 나와 있는 경매물건 정보지를 판매했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무조건 발품을 팔아야 했다
경매물건 정보지라고 해봐야 경매번호 및 물건지 소재, 물건 종류, 등기권리사항등 기본적인 내용이었다
권리분석에 필요한 등기부등본이나 토지 대장, 건축물 관리대장, 토지이용계획 확인원 등 확인서류는 일일이 발품을 팔아 직접 신청을 해서 발급을 받았었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이 경매기일이었다
이른 아침인데도 법원 앞은 사람들로 복작복작하였다
까만 정장에 007 가방을 들고 서류만 쳐다보는 사람도 보이고, 이 사람 저 사람 기웃거리며 명함을 돌리는 사람도 보이고, 잔뜩 상기된 얼굴로 갈피를 못 잡고 허둥대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확 띄는 사람들이 있다
파리한 얼굴로 담배만 뻑뻑 피워대는 사람들. 필시 땅이나 집이 경매로 넘어갈 판의 주인일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이라는 자산은
사람들에게 저마다의 사연을 갖게 하는 신과 악마라는 두 가지의 디테일을 가졌다
나는 경매물건 정보지 하나를 사서 찬찬히 살펴보았다
1편에서 언급했던 조건에 맞는 물건.
"부모님이 사시는 동네의 자그마한 밭뙈기가 붙은 집"
범주에 해당되는 물건은 없었다.
투자가 아닌 실 소유 목적이었으므로 선택지가 적음을 인정하면서도 못내 아쉬웠다
이렇듯 목적이 뚜렷한 물건은 많은 시간과 집중을 필요로 할 때가 있다.
그렇게 몇 주의 시간이 지났을 즈음 물건 하나가 눈에 띄었다
부모님 동네에 위치한 감 과수원이 포함된 전(田)이 신규물건으로 나와 있었다
망설일것 없이 바로 임장을 갔다
물건은 부모님 사시는 아파트 맞은편 마을의 꼭대기에 위치해 있었다
마을은 고저차가 조금 나 보이는 오래된 단독주택지로 그리 크지는 않았다
마을 입구에서 물건지까지는 1.5톤 트럭 한 대가 다닐 수 있는 폭의 시멘트길이 깔려 있었으며 길 옆으로는 가가호호 담벼락이 올려져 있었다
구불구불한 경사면을 따라 길의 끝자락에 도착해보니 마을의 제일 꼭대기였다
그곳에는 낡은 흙담집 두 채가 있었고 그 안쪽으로 내가 찾던 물건지가 보였다
경사진 시멘트 길은 첫 번째 흙담집 입구에서 끝이 나있었고 그 끝에서 물건지 입구까지는 좁은 흙길로 이어져 있었다.
지적도를 펼쳐보니 지목상 도로는 아니었다
그 말인즉,
물건지는 맹지
라는 의미였다.
흙길은 아마도 두 번째 흙담집을 드나들던 관습도로로 이용되었을 거라 추측 되었다
다행히 물건지 출입에는 별 무리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향후 영농활동이나 건축, 또는 매매 시 맹지는 분명한 걸림돌이 될 소지가 있었다.
물건지는 생각보다 꽤 커 보였다
공부상으론 633평인데 실 체감의 면적은 1000평은 되어 보였다
감 과수원 435평과 전 198평의 두 필지로 감 과수원이 안쪽에 위치해 있었다
오랫동안 관리가 안된 듯 물건지는 입구부터 잡풀과 잡목이 무성했다
안쪽 과수원에는 30주 정도의 굵고 튼튼해 보이는 감나무가 울창한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잡풀을 헤치며 과수원 제일 위쪽으로 올라가 보니 발아래 풍경이 그런대로 괜찮았다
마을은 오후의 햇살로 가득했다. 알록달록 낮은 지붕이 서로 기대어 이웃하고 있는 모습이 포근하면서 정겨웠다
이곳이라면, 최소한 부모님이 사시는 아파트보다는 따스하고 정겨우리라 생각을 했다
물건지는 나의 감성을 만족시켰다
하지만 부동산이라는게 사람 감성만으로 쉽게 결정할 정도의 만만한 놈은 아니잖니?
이성적으로 풀어 나가야 할 숙제를 생각했다
바로,
맹지와 건축
이었다.
(계속)
keyword
부동산
자산관리
경매
23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정주
직업
에세이스트
선한 에너지를 줄 수 있다면... 정주의 브런치
팔로워
57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자본가가 되기 위한 자산 만들기#1
자본가가 되기 위한 자산 만들기 #3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