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지와 건축이었다.
이성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하여 일말의 고민 없이 쉽게 답해버린다
"맹지야 길을 내면 되는 거고 집이야 지으면 되는 거지 뭐!"
"그래 내가 원하는 것은 가슴으로 사는 거야!"
이건 뭐, 완전 선당후곰으로 가자는 거였다.
다음날.
이른 저녁 물건지를 다시 찾았다.
마을 어귀의 가로등 불은 완전한 어둠이 오기 전이라 희뿌옇게 퍼졌고, 마을 속 집들의 불빛이 하나둘씩 총총히 밝아오고 있었다
어제와 같은 자리에 서서 마을의 저녁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마을의 저녁은 마치 어둠 속 곳곳에 동그랗고 노오란 물감을 톡톡 찍어 놓은 듯 한 풍경이었다
어제 보았던 마을의 오후 모습에 이미 마음을 빼앗긴 탓일까, 지금 보이는 저녁의 풍경도 전혀 생경치가 않았다.
개뿔! 저녁 풍경도 왜 이리 좋은 거야~~
저녁 풍경이 괜찮은 이곳의 채권자는 농협이었다
임의경매 신청이 된 상태로 경매기일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채무자의 금융채권은 1억 원 남짓하였으며,
권리침해 사항으로는 근저당 설정 이후 (가) 압류 다섯 건이 있었다. 체납 및 개인 채무로 판단되었다
말소기준권리로 보았을 때 굳이 경매가 아닌 개인 거래로 충분히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토지이용계획 확인원 및 토지대장, 지적도 등의 공부상 내용도 꼼꼼히 살펴보았다
특이사항은 없었으나 향후 건축행위 가능 여부는 따로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었다
물건지 근처 부동산 두어 군데도 방문하여 비교지에 대한 실 매매가 확인을 하였다.
최초법사가(125백만원) 대비 실 매매가가 조금은 높게 예상되었다
물건에 대한 공부 내용은 파악했으니 다음으로 채권, 채무 당사자들의 입장을 알아봐야 한다
채권, 채무는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까닭에 제3자의 섣부른 접근은 오히려 거부감을 들게 할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채권, 채무자의 사적인 입장까지도 조심히 파악해야 한다
협상에 있어서 상대방에 대한 정보는 내가 유리한 입장을 고수할 수 있는 최고의 수 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 당사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경매 취하"를 이끌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채무자의 심정은 어떨까?
어떤 사연이길래 목숨과도 같은 자기 자산을 남에게 넘기려 하는 것일까?
얼굴도 모르고 성격도 모르는 채무자의 심정까지 고민하고 있는 오지랖 넓은 저녁이다.
음~ 내일은 농협을 찾아가야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