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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승호 Jan 19. 2023

서울시의 '메타버스 서울' 이용후기

향후 방향성에 대한 제언

담당자 : 모든 것들이 메타버스로 바뀐다고 합니다

의사결정권자 : 그게 뭔데요?

담당자 : 싸이월드 아시죠? 비슷한데 나를 대신하는 3D 아바타들이 뛰어다니는 세상입니다.

민간 기업은 화상회의나 근무도 여기서 다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의사결정권자 : 그래요?

담당자 : 페이스북도 회사이름을 메타로 바꾸고 BTS도 콘서트를 메타버스에서 한다네요

의사결정권자 : 그럼 우리 지자체도 메타버스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검토해봐 주세요

전 팀에게 메타버스로 무엇을 할지 아이디어 취합 후 전달 바랍니다


실무자 : 어떤 부서는 아이디어를 10개 내고 어떤 데는 하나도 안내네요

담당자 : 그래도 팀당 하나씩은 의견 반영해 주도록 합시다

대부분 제페토에서 한다고 하니, 제페토처럼 만드는 게 좋을 것 같고. 잘 만들 수 있는 곳을 뽑아야겠네요.

실무자 : 네 잘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 제작에 1년은 더 걸렸을 테니 2021년 어떤 순간에 서울시가 어떻게 이 '메타서울'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을지 상상해 본 내용이다.




사용자는 이 서비스를 왜 가려고 할까?

이 공간은 즐겨 찾는 공간이 될까?

사용자는 아바타를 꾸미며 놀려고 할까?

이곳에서 민원상담을 하는 사용자는 있을까?

서울시 뉴스레터, 소셜채널, 유튜브는 인기가 있을까?


아바타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해서 게임과 메타버스의 3D공간 구성이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게임은 접속하는 순간부터 1초도 사용자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실시간으로 달려가고 피해야 하고 쏴야 하고, 의사결정 해야 한다. 그러면서 긴장감과 재미가 발생한다.

제페토 스타일의 3D공간은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런 긴장감이 없다. 그 넓은 공간을 돌아다니며, 쓸데없는 시간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재미가 있을 리가 없다.

목적형 공간과 유희형 공간에 대한 구분이 필요한데 그 개념이 없는 기획은 대부분 이렇게 유저들에게 '높은 자유도'라는 이름으로 쓸데없는 시간낭비를 선사한다.

민원상담을 하려는 시민은 그 과제를 가장 빠르게 상담, 해결 받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는 사람이지, 불필요하게 서울시청을 돌아다니며 아바타를 꾸미고, 상담전화번호를 기입해 놓고자 하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다양한 팀들의 요구가 모여서 "꼭 넣어주세요" 식의 종합세트 구성이 되다 보니, 레이어의 레벨링 정리도 미흡하다.

그럼에도 서울시의 새로운 시도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아직 1단계이기 때문에 더 나은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이니만큼 몇가지 발전방향에 대해 제언을 드려본다.



1. 서울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기 위한 '웹을 통한 보편적 접근성' 강화

2. 현재 운영 중인 서울시 홈페이지/다산콜센터/각종 소셜채널 포함하여 전체 시민들의 정보취합, 민원상담 창구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UX에 대한 이해 필요

3. 1,2를 토대로 메타버스에 대한 접목은 단순히 보여주기 식이 아닌 실제로 사용자가 메타버스의 장점을 최대로 느낄 수 있는 분야부터 Virtualization 도입

4. 위 1,2,3이 안 되는 구조라면 아예 리셋을 추천. Sunk Cost (매몰비용) 때문에 잘못된 탑을 그 위에 또 쌓는 방식은 관리비용의 증대초래

5. 별도의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아닌 '콘텐츠'를 통해 더욱 편리한 시정을 제공하겠다는 관점이 있어야 함.


이용하기 위해 다운로드를 해야 한다.
서비스 업데이트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유명관광지는 사진 한 장으로 대체해서 보여주고 있다
민원서류 신청모습
민원업무 처리를 일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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