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사고
1986년 1월 28일 아직은 추운 겨울 날, 미국의 25번째 우주왕복선 임무를 수행할 챌린저호는 발사를 앞두고 있었다.
기온이 영하 4도로 다소 춥다는 것을 빼고는 바람도 없이 맑아 우주왕복선을 발사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챌린저호는 미국이 보유한 6대의 우주왕복선 중 세 번째 왕복선이었고, 1983년에 첫 임무를 수행한 후 이번이 10번째 임무로 6대 중 가장 자주 우주로 나갔고 가장 많은 시간을 우주에서 머무른 우주왕복선이었다.
이번 임무에는 TDRS 통신망 구축을 위한 위성 전개 업무도 있었지만, 그보다 NASA가 심혈을 기울인 이벤트가 있었으니,
사상 최초로 우주에서 이루어지는 원격 수업(Teacher in Space Program)이었다.
우주 비행 최초로 민간인 교사가 우주왕복선에 탑승해 우주에서 직접 과학 실험을 하면서 미국 전역의 학교에 원격 수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원격 수업은 이제 일상이 되었지만, 세계 최초의 원격 수업이 우주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획기적인 이벤트였다. 이 프로그램에 무려 12,000여 명의 교사가 지원했고, 치열한 경쟁 끝에 뉴햄프셔 주의 콩코드 고등학교에서 사회학(Social Studies)을 가르치는 크리스타 매콜리프(Christa McAuliffe)가 선발되었다.
1981년 최초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발사로 드높아진 국민들의 관심은 이후 반복적인 우주왕복선 발사로 시들해졌고,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우주왕복선 발사를 계속해야 하는가에 대한 반대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NASA는 민간인 교사를 우주로 보내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 또한 새로운 재정적 지원을 찾아야 하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주 비행의 신뢰성을 입증하고자 했다.
당시 우주왕복선 발사는 전 세계적인 이벤트였고, 민간인 교사가 탑승한다는 것 때문에 세계 곳곳으로 생중계되는 방송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특히, 크리스타 선생님이 재직 중인 콩코드 고등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강당에 모여 발사 중계를 시청했고, 크리스타의 가족들은 관중석에서 가슴을 졸이며 발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발사 전 로켓 부스터를 설계한 모튼 치오콜 社의 경험 많은 기술자가 추운 날씨에 고무 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며 발사 연기를 수차례 건의했으나, 발사를 연기할 정도의 이슈는 아니라고 판단한 고위 관리자들은 그 말을 무시하고 발사를 승인했다.
하지만, 1월 28일 관중석을 울리는 굉음을 내며 날아오른 챌린저호는 발사 73초 만에 추운 날씨에 얼어버린 고무링이 제 기능을 못한 고체 연료 추진기의 이상으로 폭발했고 7명의 승무원들은 전원 사망하고 말았다. 미국은 물론 생중계를 지켜보던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고, 잔해 수습팀이 바다에 빠진 잔해를 수습했지만 승무원들의 시신은 찾을 수 없었다.
대중의 관심을 일으키려던 NASA의 노력이 무색하게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폐지되었고, 희생자들에 대한 전 세계, 각계각층으로부터 추모의 물결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챌린저호 참사 추모곡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노래는 스웨덴 팝 그룹 Europe이 1986년 5월에 발표한 'The Final Countdown'이다.
We're leavin' together
But still it's farewell
And maybe we'll come back
To Earth, who can tell?
I guess there is no one to blame
We're leaving ground (leaving ground)
Will things ever be the same again?
It's the final countdown
The final countdown
우리는 함께 떠나고 있어요. 하지만 한편으론 이별이죠.
우리는 다시 돌아올 거예요. 지구로 말이죠. 하지만, 누가 알 수 있을까요?
누구도 비난핳 수는 없어요.
우리는 지구를 떠나고 있어요. 그런데 모든 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제 마지막 카운트다운이네요, 최후의 카운트다운.
Oh
We're headin' for Venus (Venus)
And still we stand tall
'Cause maybe they've seen us
And welcome us all, yeah
With so many light years to go
And things to be found (to be found)
I'm sure that we all miss her so
It's the final countdown
The final countdown
우리는 금성으로 가고 있어요. 아직은 자신만만하죠.
그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우리를 환영해 주어서일까요?
수많은 광년을 가야 하고, 발견할 것도 많겠죠.
그녀가 너무 그리울 거예요.
이제 마지막 카운트다운이네요, 최후의 카운트다운.
비장미 넘치는 도입부 때문에 지금도 많은 행사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이 곡은 사고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 1985년에 이미 녹음된 것이 알려지며 추모곡이 아니라 폭발 예언곡이라는 비아냥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추모곡으로 만든 곡이 아니었더라도 이 곡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람들이 챌린저호의 비극과 희생자들을 오래 기억하는데 일조했으니 추모곡이 아니라고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