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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동아빠 구재학 Nov 02. 2022

비극은 왜 반복되는가

어른들의 탐욕과 안일함으로 희생된 영혼들을 추모하며

1994년 10월 어느 아침, 버스를 타고 성수대교를 건너 등교하던 무학여고 학생들이 영문도 모른 채 다리가 무너져 꽃다운 청춘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생명을 잃었다. 설계부터 시공, 그리고 유지보수까지 엉망이었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다.


1995년 6월 서초동에 위치한 삼풍백화점이 붕괴되면서 500여 명이 사망하고 900여 명이 부상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당초 아파트 상가로 시공되던 건물을 완공 2개월을 앞두고 백화점으로 용도 변경한 건축주의 탐욕과 준공검사도 없이 사용허가를 내준 비리 공무원들, 그리고 붕괴 당일 안전점검을 하고도 붕괴 위험이 없다며 영업을 강행하고 고객들을 피난시키지 않은 감리인의 양심불량이 합작하여 빚어진 인재였다.


2014년 4월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가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배가 전복되는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만다.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했을 때 적시에 조치를 취했더라면 살릴 수도 있었지만, 어른들의 이기심과 안일한 대처로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믿은 순진한 학생들의 아까운 목숨들을 하나도 살리지 못했기에 온 국민이 애끓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제대로 숨도 쉴 수 없었다.


2022년 10월 코로나로 억눌렸던 젊은이들이 핼러윈 파티를 즐기기 위해 모인 이태원에서 좁은 골목으로 몰려든 인파에 압사당해 154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그들 대부분이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으로 청춘을 채 피워보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이 참사들은 미리 막을 수 있었음에도 어른들의 탐욕과 안일함으로 꽃다운 청춘들이 희생된 사고들이다. 왜 우리는 되풀이되는 비극으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는 걸까?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왜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근본적인 처방보다는 그 순간만 모면하려고 연극을 할까? 국민들은 분노와 안타까움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다음 선거에서는 왜 그 사람들에게 다시 표를 주는 것일까?


제발 "어른들이 미안해" 같은 시답잖은 말은 하지 말자. 애초에 미안할 짓을 하지 않으면 되는 거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아 있다.
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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