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어둠을 조금 덜어내는 등불이....
웃음이 더욱 필요한 오늘
- 김 중 근
비가 온 후의 전형적인 가을의 길목에서 코스모스를 본다. 활짝핀 아름다운 미소와 웃음이 느껴진다. 게다 근래 드문 청명한 하늘은 마음을 뒤흔다. 아마 그동안 웃음을 잊고 생활한 탓이 아닌가 싶다....
살면서 과연 우리는 얼마나 미소와 웃음을 잃지않고 생활할려고 노력할까?....사람이 태어나 처음 세상에 내는 소리 중 하나는 울음이지만, 그 울음 끝에 처음 대하는 것이 바로 웃음이다. 어쩌면 삶이란, 울음에서 웃음으로 건너가는 긴 다리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수없이 웃으며, 그 웃음 속에서 자신을 조금씩 용서하고, 타인을 품는다. 웃음은 마음이 숨 쉬는 소리다. 그것은 언어 이전의 언어이며, 눈빛보다 먼저 피어나는 꽃이다. 웃음은 실의를 희망으로 바꾸고 삶의 의욕을 솟게도 한다. 각본없이 자연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웃음과 미소는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슬픔의 얼굴을 환하게 만드는데도 웃음만큼 훌륭한 명약이 없다. 그러나 웃음보다 우리는 늘 이마에 그늘을 붙이고 산다.
우리가 웃을 때마다 이렇게 웃고 얼굴 표정을 어떻게 해야지 하면서 계산된 웃음을 짓는다면 그것은 가식적이 웃음이 된다. 웃음은 변화무쌍한 생활로 부터 우러나오는 순수한 감정의 표현이기에 이 세상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모습은 어디에도 있을 수 없다. 호쾌한 웃음에서 기쁨을 얻고, 무심코 마시는 커피에도 그윽한 향이 있듯 진정한 벗의 잔잔한 미소를 더욱 그리워하게 된다. 그러나 가식적인 웃음은 모두에게 불편함을 준다. 싫건 좋건, 속이 계산된 웃음이므로 그 표정은 어색하기만 하다. 얄팍한 웃음은 입술로만 연출하기 때문에, 남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동이 없기때문이다. 이렇듯 가식된 웃음은 진정한 웃음이 될 수 없다.
그래도 살다보면 가슴에 묻힌 슬픔을 토해놓고 울고 싶지만, 속내는 숨긴채 억지로 웃을 때가 있다. 속으로 우는 우리 자신들을 보게 된다. 웃음은 슬픔을 잊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슬픔마저 안아 주는 조용한 포옹이다. 상처를 가진 이의 입가에 번지는 웃음은,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빛을 낸다. 그 빛은 어떤 말보다 깊게, 인간의 마음을 녹인다.
우리는 하루를 너무 빨리 잊을려하고 너무 바쁘게 산다. 그렇지만 우연히 마주친 논두렁 길의 개구리가 폴짝 폴짝 뛰어오르는 모습에 빠져들어 깔깔댈 수 있는 웃음이 더욱 필요한 오늘이다. 가슴 깊은 곳으로 부터 솟아오르는 웃음은 모든 시름을 물리친다. 때로는 염화시중의 잔잔한 미소로, 때로는 장비와 같은 파안대소로, 때로는 순교자의 거룩한 미소와 평화로운 미소와 같이, 천차만별의 웃는 모습은 다양하다. 그런 웃음은 정말 순수해서 우리 마음에 찡한 감동과 기쁨을 주기 마련이다. 진심으로 웃는 사람은 세상을 이긴다. 왜냐하면 웃음은 희망의 가장 단순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건 거창한 위로가 아니라, 한 번의 따뜻한 미소, 한 번의 공감 어린 웃음이다. 따라서 웃음과 마주한 얼굴 뒤엔 평화가 있기 마련이다. 오로지 화해와 용서만이 있을 뿐이다. 다툼과 미움 또한 없다. 결코 남을 해치는 일이 없다. 서로가 웃음을 터트릴 때 나를 힘들게 하였던 사람도, 해를 입힌 사람도 모든 불안과 그늘 자욱을 없애주고 모두를 사랑하게 된다.
때문에 빈 방의 어둠을 환한 달빛으로 채우듯, 누구에게나 기쁨을 주는 아름다운 꽃의 미소를 배우자! 숲 속으로 내리는 소나기같이 시원한 소리로 웃을 수 있다면, 종일 내리쬐는 햇살 뜨거운 날의 짜증스런 더위도 시원하게 식혀줄 것이다. 겨울 동백 터지는 소리같이 기품있게 웃자! 시펴런 칼날이 날카롭게 돋아난 세상 속에서도, 우리는 슬픔과 기쁨을 하나로 묶어 미소짓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웃음으로 넋을 잃은 듯한 정신에 혼을 불어 넣고, 아카시아 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추는 빨간 칸나 꽃같이, 눈에 보이듯이 또렷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들의 인격에 웃음의 꽃을 피우자! 기쁨을 일구어 나가자!
오늘 하루도 당신의 웃음이 누군가의 어둠을 조금 덜어내는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세상이 아무리 무겁더라도, 그대의 웃음 하나면 삶은 다시 피어날 것이다.
2025년 9월 27일. 웃음이 더욱 필요한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