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으로 글쓰기 습관 87
설 선물을 언제 받았는지... 까마득하다. 주는 게 익숙하고 받는 게 낯선 나이가 되었다.
올해는 내가 수고한 나에게 선물을 주었다. 이것저것 걸리는 이유를 손꼽으라면 넘치고 넘치지만 눈 한번 딱 감고 받았다.
동해바다라는 선물을, 가슴을 활짝 열고 두 팔 벌려 안았다.
바다가 보고 싶었다.
지난 4년 동안 울산바다를 지척에 두고 살아서 그런지 바다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한참 동안.
설을 쇠고, 동해바다를 만나러 갔다. 횟수로 따지니 7년, 그리고 겨울바다는 결혼 후 처음이라 설레었다.
양양 하조대와 낙산사는 덤인 양, 겨울바다를 보고 또 봤다.
한여름 사람들로 북적이는 바다는 온 데 간 데 없고, 파도소리만 들렸다. 누구는 겨울바다가 쓸쓸해서 싫다고 하지만 쓸쓸하면 쓸쓸한 대로 바다는 변함없었다. 바다가 온통 내 차지가 된 날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을 보고 또 보고 싶듯이, 그저 바라만 봐도 흐뭇했다. 가슴속 응어리진 답답한 것을 바다가 잠시라도 가져가듯, 속이 시원했다. 내 속을 다 알고 그저 묵묵히 들어주는 친구처럼, 쓰담쓰담해 주는 엄마처럼 언제나 찾아가도 반겨주니 조용히 기댔다.
나에게 외쳤다.
오래 기억될 것이다
바다라는 선물을
또 올 그날까지 가슴속 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