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내 삶의 이야기

by 태화강고래

"때로는 무언가가 부서질 때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101)

낸시 슬로님 애러니 <<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 중에서



2021년 6월 어느 날, 카카오스토리에 이렇게 썼다. 울산살이가 끝나면, 그 간의 일을 정리해서 글로 써보겠다고. 한 줌의 작은 용기가 브런치를 만나 꿈을 이뤘다. 누군가에게는 고향이거나,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울산을 특별한 장소로 의미 부여하면서 암과 동행한 이야기를 한 편 두 편 써 내려갔다. 나의 암 이야기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도, 유명인의 이야기도 아닌, 주변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옆집 엄마가 겪은 이야기로서, 언니의 이야기로서, 평범한 이야기가 더 공감을 일으킬 때도 있으니까.


지난 4년간의 시간들을 글로 압축해서 정리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잘 쓰는 건 더 어려웠다. 생각에 생각을 더 하게 되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한 글로 써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것도 느껴졌다. 그렇게 써 내려간 글을 읽어주는 작가님들이 있어서 놀라고, 기쁘고, 잘 쓰고 싶었다. 여운이 남았다.


울산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고.

오늘도 산책하고, 독서하고, 여기에 글쓰기를 추가해 내 삶을 꾸려가고 있다. 부서진 고통을 담은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내 삶의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지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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