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운동합니다.

루틴의 효과는 생각보다 큽니다.

by 태화강고래

1주일에 3회, 오전 9시 동네 태권도장에서 근력운동을 한다. 지난 4월 3일부터 운동을 시작했으니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3월 말 지인과 함께 탄천을 걷다가 가성비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소개받고 용기를 내서 등록했다. 강사에게 암경험자인데 등록해도 되는지를 먼저 물어보았다. 무료 체험수업을 해 보고 결정하라는 안내를 받았고 해 보니 할 만했다. 그렇게 인생 처음 GX 수업에, 그것도 모자를 벗은 내 모습을 타인에게 보이며, 거울에 비춰가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유튜브로 배운 스쿼트 정도만 할 줄 아는 내가 용기를 냈다.


8시 30분에 등교를 하는 아이들을 보내고 몸을 바쁘게 움직여 수업에 간다. 레깅스를 입고, 모자를 쓰고, 운동화가 담긴 신발주머니를 들고, 처음엔 참 어색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길에서도 어색했다. 20여 명이 모인 태권도장에서 맨 앞줄은 고수들이, 둘째 줄은 중수들이, 맨 뒷줄은 나 같은 신규자나 잘 못한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차지했다. 말은 안 해도 정해진 자리가 있어 서로 침범하지 않는 듯했다. 내 자리는 한 동안 왼쪽 맨 뒷줄이었다. 근력운동 시작 전, 워밍업으로 유산소운동을 할 때면, 때로는 강사보다 더 잘하는 선배들의 유연한 몸놀림에 감탄하며 부지런히 따라 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과 타인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힘없이 가늘고 긴 내 몸. 암 수술 전에도 말랐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는데, 암치료를 받고 난 후엔 많이 저체중 상태이다. 강단 없이 흐느적거리는 것 같아 스스로도 안타까웠다. 근력운동이 절실한 상태였다. 한편으로는 이만큼이라도 건강을 찾아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여기에 모여 운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해 어깨가 으쓱거렸다. 방구석에서 탈출해 광장으로 나온 느낌이었다. 혼자서 꿋꿋하게 아침 운동을 다녔다. 내 자리를 지키면서. 울산 내려가기 전 6개월 정도 필라테스를 배워본 적이 있다. 코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했다. 하고 나면 상쾌한 기분이 들어 만족스러웠지만, 비용이 비용인지라, 슬그머니 운동을 그만두고 매트를 사서 집에서 혼자 간단한 스트레칭과 요가를 했다.


그 이후 5년 만에 처음, 단돈 5만 원으로 내 몸을 위해 즐겁게 운동을 하고 있다. 처음으로. 주말이 지날 때, 긴 연휴가 끝나가면 '얼른 운동하러 가고 싶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2-3일 쉬고 나면, 굳은 몸을 풀고 다시 부드럽게 돌려놓는 게 쉽지는 않지만, 운동 50분이 지나면 상쾌했다. 몸이 알고 있었다. 6개월의 힘을. 그 시간이 거저 지나간 게 아니라는 것을. 운동하면서 달라진 게 있다. 내 몸 안과 밖에서. 골다공증 약을 끊었다. 눈에 보이는 가장 큰 효과라고 스스로 믿고 있다. 스쿼트의 효과로 엉덩이에 힘이 생겼다. 바지를 입을 때마다 엉뽕이 필요하다고 놀림받던 내 힙에 변화가 느껴진다. 허리를 펴고 산책을 한다. 운동하는 내 자리가 바뀌었다. 등록생의 변화가 생겨 신규자가 많이 들어오게 되자 자연스레 내 자리를 뺏겼다. 신규자가 서 있는 곳에 가서 비키라고 할 수 없어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이제 나는 가운데 줄에 서서 운동한다. 6개월이 지나 중수가 되기라도 한 듯. 자신감이 생긴 걸까? 스스로 물어본다. 그건... 아직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어색하다. 어쩌면 계속 어색할 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어디에 서 있든 간에 주 3회, 50분의 시간이 내 일상의 루틴이 되어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운동할 것이다. 운동의 중요성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또 들었다. 그리고, 내가 직접 경험해 봤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내가, 그렇게 운동을 안 하던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운동하라고 잔소리를 할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3월 말 지인과의 만남, 그녀가 알려준 근력 운동, 내 용기가 모여 오늘의 내가 되었다. 감사하다. 오전 운동을 기분 좋게 마치고 왔다고 여기에 자랑하고 싶어서 일상의 첫 기록을 남겨본다. 운동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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