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으로 글쓰기 습관 12
가을, 단풍과 낙엽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어 진부하지만 쓰고 또 쓴다. 오랜만에 게으른 주말 아침을 보냈다. 알람을 끄고 9시까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남편도, 아들도, 딸도, 가족 모두 원하는 만큼 빈둥거렸다. 늦은 아침 겸 이른 점심을 먹고 혼자 산책을 나왔다. 봄에는 벚꽃 엔딩, 가을에는 단풍 엔딩. 아침에 내린 가을비로 공기는 상쾌했고, 낙엽은 산책로를 덮고 있었다. 기분 좋게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는 사라지고, 물기를 품고 축축하게 가라앉은 낙엽이 조용한 혼자만의 산책을 집중하게 해 주었다. 탄천길을 벗어난 인도에 끝없이 펼쳐진 낙엽길은 혼자 걷는 나만을 위한 '나의 길' 같았다. 이 순간 만이라도 특별한 대접을 받는 듯, 소중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천천히 걸으며 이번주를 되돌아봤다. 매일 글쓰기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비록 글의 완성도가 떨어질지라도 매일 썼다는 것에 100점을 줬다. 습관으로 만들어 한 걸음씩 앞으로, 앞으로 가고 있다. 그게 중요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었다. 한참을 바닥에 깔린 낙엽만 보고 걷다가 고개를 들어 나뭇잎이 몇 개씩 남은 가지들을 봤다. 며칠 내로 앙상한 가지가 되어 겨울을 맞이하게 될 나무들의 모습에 미리부터 추운 겨울이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생각했다. 나무는 죽지 않고 봄에 다시 연두색 잎을 피울 것이라고. 매년 봐온 것처럼. 가을 끝에 서 있는 나무를 생각하며 집에 돌아와 얼른 영미시 책을 폈다. 나무는 절망하지 않고 생명의 봄을 인내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시를 읽으며 재확인했다. 발가벚은 나무에 비유하는 우리도 춥고 삭막할 때가 있지만 묵묵히 참고 하루하루 살아가면 인생의 봄이 찾아올 거라는 희망으로 살아간다. 인생의 4계절을 맞이할 때마다 내 삶을 사는 게 가장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평온한 산책을 마치고 한 번 더 마음을 가다듬었다.
앨프레드 테니슨
젊거나 늙거나
저기 저 참나무같이
네 삶을 살아라.
봄에는 싱싱한
황금빛으로 빛나며
여름에는 무성하고
그리고, 그러고 나서
가을이 오면 다시
더욱 더 맑은
황금빛이 되고
마침내 나뭇잎
모두 떨어지면
보라, 줄기와 가지로
나목 되어 선
저 발가벗은 '힘'을.
<<축복>>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