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으로 글쓰기 습관 21
혈액종양내과 담당의 앞에만 앉으면 1분 정도의 그 짧은 순간이 갑자기 멈춘 듯 길게 느껴지면서 긴장된다. 지난주 정기검진 결과, 마음에 항상 품고 다니는 바로 그 소견 "전이와 재발이 없습니다"를 들었다. 다행이다. 무사하구나. 제발 앞으로도 쭉 아무 이상 없길. 이번 검진도 무사통과! 속으로 외치고 있는데, 담당의는 이번 진료에는 한 가지 말을 덧붙였다.
암 진단 후 5년이 다 돼서 내년 4월 초면 산정특례가 만료되네요.
그전에 마지막 검진을 하고 진료 보러 오세요.
담당의사의 말로도 실감이 날까 말까 했는데, 건강보험공단에서도 친절하게 산정특례종료 안내문을 보내왔다. 안내문이라는 형식을 통해 눈으로 재확인까지 하니 진짜 내년이면 산정특례가 종료되는 5년이 된다. 평생 잊을 수 없는 2019년 봄에 암환자가 되었는데.
2005년 정부가 산정특례제도를 시행한 덕분에 암, 중증 화상, 심장이나 뇌·혈관, 희귀 및 난치성 질환은 물론 중증 외상과 중증 치매도 병원비의 90~100%를 지원받는다. 즉, 환자가 0~10%의 비용만 자부담하는 것이다. 내 경우처럼, 암은 5년 동안 본인부담률이 5%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중증환자로 바로 등록되어 엄청난 경제적인 혜택을 받고 지금껏 병원에 다니고 있다. 사실,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암에 걸리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병원비 영수증을 마주할 때마다 아픈 것도 힘든데, 더 힘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정부 정책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3개월, 6개월 단위로 CT, MRI, 골밀도 검사 같은 추적 검사에 드는 비용과 약값을 일반 본인부담으로 냈다면 우리 집도 휘청거렸을게 뻔하다. 그런 혜택도 어느덧 끝나간다. 암 중증환자로 등록 후 5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종료된다. 종료된 이후에는 전체요양급여비용의 30~60%(외래), 20%(입원)를 본인일부부담 하여야 한다. 재발이 되지 않은 이상, 경제적 혜택은 사라지게 된다.
보통 암 발병 후 5년이 지나면 완치판정을 받는다. 그러나, 유방암은 재발이 잦은 암이라고 알고 있다. 지인의 어머니도 10년이 지나서 재발해 항암치료의 고통을 다시 겪으셨다.
완치 없는 ‘유방암’… 재발 확인이 중요
유방암도 국소재발의 80~90%가 첫 치료 후 5년 이내에 나타나기 때문에 5년을 완치 기준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4명 중 1명이 10년이 지난 후 재발하고, 15~20년 후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완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특히, 유방암 치료의 일부로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면 폐암과 육종암 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는 치료 후 10년이 지나서도 나타나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초기 유방암 치료 이후 5년이 지나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꾸준히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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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 후 5년이 다가오니 마음이 생각했던 것만큼 후련하지만은 않다. 그저 깔끔하게 끝났으면 좋으련만, 끝난 게 아니라 어쩌면 이제 독립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와서인가 보다. 평상시 관리에 신경 쓰고, 병원에 검진 다니는 것은 변함없을 텐데. 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되고 안되고 가 아직은 신경 쓰인다. 경제적인 면에서 병원비 지출이 확 늘어날 것도 미리부터 걱정이다. 암 환자였다는 사실을 잊고 건강관리에 소홀히 할까도 염려된다. 그래도, 그래도 마음을 다잡아 본다. 본인부담률이 원상 복귀되어 지출이 늘어나도 더 이상 재발 없이 살면 되지. 그 고통은 다시 겪고 싶지 않다. 누구든 같은 마음이겠지만. 지금까지 잘 관리했으니 앞으로도 잘하고 살 수 있을 거라 다독이면서 차분히 오늘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