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소나무

아침 단상으로 글쓰기 습관 372

by 태화강고래

강원도 호수공원을 산책 중이었다. 고요한 호수가를 혼자 느릿느릿 걷다가 잊지 못할 풍경을 만났다.


어떻게!


수평으로 자라는 나무였다.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자라는 보통의 주변 소나무들과 달랐다. 호수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은 윤슬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어쩌다 저렇게 자라고 있을까?

호수와 나란히 누워 잔잔한 물결을 느끼며 살고 싶었을까?

호수를 거울삼아 살고자 했을까?


전혀 알 길이 없을지라도, 알고 싶은 욕심에 AI에게 물어보니 몇 가지 이유를 들었다. 큰 나무들로 인해 빛을 제대로 못 받는 환경에서 햇빛이 잘 드는 호수방향으로 자라서일수도, 호수가 땅이 무른 편이라 지반이 가라앉으며 서서히 기울어 자라게 되었을 수도, 겨울철에 눈이 자주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지역 특성상 독특하게 자랐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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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잘라 말할 수 없을지라도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금의 모습으로 적응하며 꿋꿋하게 살아왔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얼마나 더 자랄 수 있을지, 여전히 힘들게 버티고 있을 것 같은 혼자만의 생각에 짠한 마음이 들면서도 남다른 생명력에 고개가 숙여졌다. 강인함의 상징인 소나무 가운데에서도 유독 존재감을 드러낸 호수 위 소나무에게서 나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그냥 지나치면 안 될 것 같은 일종의 배움 집착증이라도 있는 것처럼 무언가를 생각하고 끄적였다.


내 속에도 소나무 같은 강인함이 자리 잡고 있을까? 암이 통과한 몸과 마음의 상처가 나만의 깊이 있는 무늬가 되고 있을까? 암 발병 7년 차가 된 지금의 나는 이전과 얼마만큼이나 달라졌을까? 일상과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과연 깊어졌을까? 나약한 인간으로서 자연 앞에서 혼자 묻고 혼자 답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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