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 딸들이 좋아하는 스파게티를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파스타를 먹을지, 스파게티를 먹을지 각자의 의견이 분분했다. 고민만 하다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식당에 들어가게 되었다.
종류도 많고 맛도 다양한 파스타는 피자와 함께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식사를 하면서 문득 ‘파스타와 스파게티의 차이점이 뭘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과연 단순히 면의 모양만 다른 것일까, 이름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자료를 찾아보니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파스타의 유래는 고대 로마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1세기 로마 시대에도 밀가루 반죽을 끓여 먹은 기록이 있고, 고대 그리스어 ‘πάστα(pasta)’는 ‘반죽’을 의미했다.
이 단어가 이탈리아어로 넘어오면서 오늘날의 ‘파스타’라는 말이 되었다고 한다.
전통적인 파스타는 ‘두럼밀 세몰리나’와 물로 반죽해서 만든 것으로, 지금도 이탈리아식 파스타의 기준이 되고 있다.
✨ 흔히 "파스타는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서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는 현대 학자들에 의해 과장된 설로 보고 있다. 오히려 파스타는 이탈리아 내부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이 현재의 정설이다.
(출처: The Oxford Companion to Food – Alan Davidson)
반면 스파게티의 유래는 조금 다르다.
‘Spaghetti’는 이탈리아어 spaghetto(작은 끈)에서 왔다.
Spago는 ‘끈’을 뜻하는데, spaghetto는 그것의 축소형, spaghetti는 복수형이다.
12,13세기 이탈리아 남부, 특히 시칠리아와 나폴리 지역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건조해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인기를 끌었다.
19세기,20세기 초에는 미국으로 건너간 이탈리아 이민자들 사이에서 퍼지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파스타와 스파게티를 비슷한 의미로 생각하게 되었을까?
그건 아마도 스파게티가 파스타의 ‘대표 얼굴’처럼 알려졌기 때문이 아닐까?
파스타에는 수백 가지 종류가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널리 퍼진 것은 바로 스파게티였다.
특히 미국과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는 ‘스파게티’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았다.
그래서 우리도 자연스럽게 “파스타 먹자”를 “스파게티 먹자”로 인식하게
된 것 아닐까?
모든 스파게티는 파스타이지만, 모든 파스타가 스파게티는 아니다.
그러고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때로는 나를 잊은 채, 누구의 아내로, 누구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내 안에는 분명 ‘나’라는 존재가 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오늘도 나는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수많은 스파게티가 만들어졌어도,
결국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 파스타인 것처럼—
나는, 나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것이다.
- pasta [noun]
a type of food made from flour, water and sometimes eggs, formed into different shapes and usually cooked in boiling water
(출처: Oxford Learner's Dictionaries)
- spaghetti [noun]
pasta in the shape of long thin pieces like string
(출처: Oxford Learner's Dictionaries)
spaghetti [noun]
a type of pasta in the form of long thin strings
(출처: Cambridge Dictionary )
(그림 설명 : 점심의 파스타와 스파게티 사진을 그림으로 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