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헤우소>
글을 수월하게 쓰는 방법은 뭘까. 잘 쓰는 방법은 기본적인, 또는 심화적인 코칭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잘 쓰는 것과 수월하게 써내려 가는 것은 차이가 크다. 나는 내가 말하고 싶은 걸 신나게 술술 적고 싶다.
대부분 해당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다면 '수월한' 전달이 가능하다. 나는 그런 게 없다. 꼭 수월해야만 하느냐 묻는다면, 그래야만 '꾸밈없는 창작물'이 나온다는 허접한 자존심 때문이다.
내가 뭘 잘 알지? 나 뭘 잘하지? 언니에게 물어봤다. 언니는 나에게 항상 '고민 상담'에 특화된 캐릭터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게 내 패시브 스킬은 '말하고 듣기'다. 누군가가 고민 상담을 요청할 때 도움이 되는 사람 같아서 뿌듯하다. 전문 지식이나 개선 방안, 효과적인 솔루션은 없다. 그냥 친구의 고민을 듣고, 내 생각을 말한다. 상담의 목적이 꼭 해결이어야 하는가. 해소 또한 목적이 될 수 있다.
걷다가 크게 넘어진 친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친구가 넘어지지 않게 매순간 조심조심, 바닥 잘 보고 신중하게 내딛으라며 잔소리할 수는 없다. 넘어지지 않는 것만 중요한가? 사람이 넘어지기 전까지는 도움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넘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게 인생인데. 넘어졌다 한들 그게 잘못은 아니지 않나. 아파도 본인이 아플 일이다.
내 고민 상담은 넘어질 수밖에 없었던 환경을 헤아려 주고, 아픔을 위로해 주는 역할이고 싶다. 가령 아홉 명이 그러게 누가 넘어지라고 했냐 말한다면 "야, 거길 어떻게 안 넘어지냐!" 하며 편들어 주는 사람. 아픈 것도 서러운데 왜 혼을 내? 마음 아픈 건 티도 안 나는데.
"첫 손님은 언니야. 언니는 무슨 고민이 있어?"
"매번 건강하게, 더 성실하게 살기 위해 많은 정보를 얻고 계획을 세우려고 해. 하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건 몇 안 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미루게 돼.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불만족스러운 하루를 산다는 느낌이 들면 불안해져. 이건 어떻게 할까?"
"홀리.. 난이도가 꽤 있네."
첫 게스트부터 어렵지만 괜찮다. 하던 대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