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날
숨소리도 들릴 것 같은 고요한 방
적막을 깨고 나온 비밀이
공기 속에서 흩어진다.
적막을 두려워하지 않은 공간
미지근히 따스했던 기억
그것도 아님 너라는 존재
그 중 무엇을 믿고 입을 열었던가
주워 담을 수 없는 것들을
이 공간에 흩뿌려 놓았던가
눈도 내리지 않은
패딩을 꺼내기엔 너무 미지근한
십일월
그 어느 날,
맥주 캔을 따는 시원한 소리와
학창 시절을 평정했던 유행가,
편하게 걸치고 온 옷가지.
당신과 내가 만들어 간 우리만의 작은 온점.
어떠한 계절도 범접할 수 없는
춥지 않았던
우리의 미지근한
십일월
춥지도 덥지도 않아
내가 쉬어갈 수 있었던
미지근한 나와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