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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에서 춤추다

(5)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

by 현덕

장자는 "인생은 잘 놀다 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남의 이목이나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물론 지금 현재 이 순간의 나에게 집중하며 누린다는 뜻이다



"천국은 하나의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상태이다

천국은 우리의 마음 안에 이미 존재한다" -패니 사토리박사-



집착은 지금 현재의 나로 살아가는 데 중대한 걸림돌이 된다

집착은 부와 명예에 대한 맹목적인 얽매임은 물론 과거와 미래로부터 우리들이 자유롭지 못하도록 붙잡아 맨다

장자는 이러한 물질적인 집착뿐 아니라 특정한 신념이나 고정된 생각, 심지어는 의로움이나 선함조차도 변형된 집착의 모습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신의 신념과 명분을 빙자한 수많은 오도된 집착은 자신은 물론 우리 인류에 숱한 비극과 재앙적 결과를 낳았다

나치의 집단학살, 중세의 종교전쟁,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과격한 테러리즘 등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는 엄청난 상처를 인류에게 남겼다

원칙론자들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옳고 그름은 상대적일 뿐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대방 입장에서는 전혀 아닐 수도 있다

이러한 모든 종류의 집착은 우리의 사고를 굳게 만들고 우리가 매 순간 창조적인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을 방해한다



우리가 지금 현재에 집중한다는 것은 매 순간 새로운 삶을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모든 종류의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내 집으로 돌아갈 수가 있다

진정한 내 집은 지금 현재 이 순간 여기에 있다

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진실로 쉴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이러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장자는 이를 '내기 활쏘기'에 비유했다

우리가 흔히 어떤 내기를 했을 때 전기밥솥처럼 하찮은 상품을 경품으로 내걸면 적중될 확률이 오히려 높다

그러나 명품이나 보석 등을 내걸고 활쏘기내기를 한다면 목표에서 한참 벋어 난 엉뚱한 곳에 맞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값비싼 경품에 마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려놓고 자유로운 마음의 상태가 되었을 때 우리는 활쏘기라는 본질에 충실할 수가 있다

소위 무위자연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으며 집착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우리는 본래의 나의 자리인 집으로 돌아갈 수가 있다



이제 우리는 그동안 길을 잃고 이곳저곳을 방황하던 우리의 마음을 지금 이 순간으로 데려올 수만 있다면 그

곳에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집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내려놓고 맡겨버린다는 마음으로 집착에서 벗어나 문을 열고 들어오면 안식과 평화를 누릴 수 있는 비밀의 열쇠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그 영원한 내 집, 천국과 낙원을 바로 옆에 두고도 다른 먼 곳에서, 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에서 찾으려 길 잃은 미아처럼 이곳저곳을 찾아 헤매어 왔다

세속을 벗어나 산촌초목을 떠돌며 깊은 산속에 은신하며 온갖 고행을 통해 찾고자 했으며 이종교 저 종교를 기웃거리며 혹시 그곳에 내가 찾고자 하는 집을 발견할 수 있을까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대답은 한결같이 똑같다



자신이 믿는 종교만이 진짜 구원에 들 수 있는 유일한 신의 길이라며 그와 다름을 배척하고 심지어 끔찍한 살육과 전쟁을 서슴지 않으며 광기를 부리지만 신은 대답이 없다

그런가 하면 심심하면 거짓 선지자들이 나타나 자신들이 무슨 우주의 주재자를 대역한다며 세인을 홀리고 그 피눈물 위에 온갖 사치와 영화를 누리고 있는 이 현실 앞에 진정 우리들의 안식처를 찾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누구를 믿기만 하면, 성금만 많이 바치면 그 어떤 존재가 자신을 구원해 주고 죽어서 천국과 극락에 들 수 있다니 그 얼마나 솔깃한 유혹인가

나를 대신해 나를 영원한 집으로 데려다주겠다는 그 달콤한 설법과 교리 앞에 우리 스스로의 주체성과 성찰의 노력은 중요치 않다





힘들고 어려울 때 종교의 이러한 달콤한 언약은 때로는 사실 큰 위로와 위안이 될 수가 있다

어딘가에 의지할 수가 있고 희망을 갖게 해주는 종교의 이러한 긍정적인 역할이 불안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구원과 마음의 평화에 이를 수 있는 열쇠는 우리 스스로의 자각과 실천을 통해 받을 수밖에 없다



구원은 나 스스로 이루는 것이지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 구원해 줄 수 없다

개별혼인 내 영혼의 빛을 그 어떤 존재가 밝게 해 줄 수 있단 말인가

그 어떠한 위대한 스승이나 성자라 할지라도 그 열쇠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알려주고 인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그들이 구원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



설혹 신이라 해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그 비밀의 열쇠란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그 열쇠를 손에 쥘 수가 있을까

정말 나같이 평범하고 부족한 인간이 잃어버린 내 집을 찾고 그곳에 들어갈 수 있는 그 비밀의 열쇠를 받을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 일이기나 한 것일까? 나 같은 속인이?

우리는 미리부터 그 가능성을 차단해 버린다

그러한 능력은 아주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이거나 엄청난 수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지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미리 겁을 먹고 포기해 버린다



나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다른 어떤 타력적인 권능과 신비에 의지하고 싶어 한다

나 스스로 외롭게 찾아야 하는 그 비밀의 열쇠는 옆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대다수 많은 사람이 손쉽게 받을 수 있다는 온갖 사이비종교와 집단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인류의 위대한 스승과 성현들이 이미 한결같이 그 비밀의 열쇠를 받을 수 있는 길과 방법을 몸소 실천하며 설파해 왔다



바로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와 마음속에 ’ 긍정의 마음‘을 찾는 것이다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예수의 이 무한 긍정의 마음 앞에 그 어떤 설명도 필요치 않을 것이다

태어남과 동시에 온갖 고뇌와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야 하는 이 숙명적인 한계 앞에 우리들이 벗어날 수 있는 구원과 해탈의 길이 바로 이 너무나도 평범한 가르침 속에 있다니 뭔가 아쉬움이 남는가?

뭔가 더 고상하고 심오한 진리와 가르침이 있을 것 같은가?





하지만 우리도 충분히 알 만큼 알고 들을 만큼 들어온 이 너무나도 평범한 말속에 실은 우리가 찾고자 하는 모든 답이 들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그동안 진리를 깨달았다는 많은 선사들이 갖은 고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후 내뱉은 첫마디가 ’ 속았다 ‘라는 것이었다



그 길고 긴 세월 동안 온갖 고행을 다 겪은 후 문득 깨닫고 보니 그 해답이 바로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와 자기 마음 안에 심어진 긍정의 마음에 있었음을 깨닫고 느낀 허탈감을 그들은 ’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 ‘고 표현했던 것이다

이는 부처와 조사를 죽이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만든 관념과 허상을 버리라는 뜻이다



모든 허상을 버리면 본질이 드러나는데 우리는 그 허상에 수많은 살을 붙이고 과장을 해서 그 너무나도 평범하고 단순한 진리를 가려왔다

모든 관념과 허상은 사실은 자신이 설정해 놓은 편견과 온갖 부정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차별과 비교에서 생겨난 것이다





필연적으로 고뇌할 수밖에 없는 이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답은 다른 먼 곳이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와 자신의 마음속에 긍정의 마음을 갖는 것이다

그 순간 우리는 비로소 멈출 수 있고 쉴 수가 있을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그동안 우리에게 가해지고 있던 모든 고통과 시련의 실체가 모두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한 경험과 배움의 과정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 모두가 이미 들어오고 알아 온 이 평범한 진리를 이제 실천하기만 하면 된다

인류의 모든 스승과 현자들이 설파해 온 용서. 사랑. 자비는 그 가장 밑바탕에 긍정의 마음 없이는 불가능하다

해탈된 세계란 다름 아닌 고통과 스트레스가 없는 세계라면 용서. 자비. 사랑의 실천을 통해 이룰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바로 이 무한 긍정의 마음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



결국 우리가 바라는 마음의 평화와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 이 순간을 떠나 방황하는 마음을 재빨리 자각하고 원래의 집으로 돌아와 쉴 수 있어야 한다

깨달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차이는 이렇게 우리의 마음이 집을 나와 방황할 때 얼마나 빨리 이를 자각함과 동시에 이 긍정의 문을 열고 들어와 안식을 취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길을 잃고 방황할수록 우리는 고통과 스트레스라는 미망의 바다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은 한결같이 이를 자각하는 순간 재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수련된 사람들이다

그러나 우리들 세인들에게 마음을 이 순간으로 붙들고 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은 수시로 순간순간 변하게 되어 있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결국 이 열쇠를 받아 문을 여느냐 마느냐는 우리들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마음만 먹으면 바로 받아 안식과 평화의 세계에 들 수가 있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요 어떤 특별한 능력이나 대가를 요구하는 것도 아닌 오직 우리들 선택에 달린 문제이다



이 선택은 만인에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자유의지이다

’ 일체유심조‘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천국과 지옥도 결국 어떤 심판에 의해 타력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다




틱낫한스님은 말한다


"집으로 가라 그러면 그대는 자신이 행운아라는 걸 알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알 것이다

그것이 그대를 멈춰 서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대는 계속 달릴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순간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이미 넘치는 조건을 갖고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오랜 방황과 미망 속에서 지치고 힘든 우리들의 영혼이 잃어버린 집을 찾아와 편히 쉴 수 있는 길이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와 마음 안에 있는 긍정의 열쇠를 받아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그곳에 우리들이 바라던 안식과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실재 의료현장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임사체험 사례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영국의 패니 사토리박사는 그녀의 저서 <나는 나를 보았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천국은 하나의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상태다

우리 모두의 마음 안에 있다

우리는 그 안에 들어가 천국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언제나 만족스럽고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가 있다

그러면 우리 모두는 이 땅 위에서 천국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천국은 우리의 마음 안에 이미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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