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꿈속에서 울고 웃던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우리가 ‘나’라고 굳게 믿고 있는 내 몸과 마음, 그리고 내 앞에 펼쳐지고 있는 모든 외부세상이 절대적인 실체로서 존재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우리들에게 세상의 모든 일들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라도 대단히 심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일들이 그냥 꿈이나 환상과도 같다고 말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결같이 헛생각이나 해대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볼 것이다
"우리들이 근원과 연결되어 있음을 잊어버리고
분리되어 있다는 착각이 우리들을 불안하고 고통스럽게 만든다" -에크하르트 톨레-
나의 자아가 외쳐대는 에고의 목소리가 워낙 완고하고 단호해서 지금 이 딱딱한 탁자에 앉아 의심 없이 베어물고 있는 사과를 바라보며 또 할 일 없는 사람들의 실없는 허언쯤으로 흘려버릴 것은 뻔한 일이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단단하고 확고한 모든 실체가 극미의 미시의 세계에서는 텅 빈 에너지 즉, 진동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의식하며 살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 세상에 표현되고 있는 현실의 모든 것들이 보이지 않는 우주의 의식과 그에 감응하는 우리 인간의 생각과 상상에 의해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현실의 모든 일들을 꿈이나 환상으로 치부하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단지 본질을 망각하지 말자는 의미일 뿐이다
우리는 그동안 충분히 심각하게 살아왔다
이제 우리는 조금 덜 심각하게 살 필요가 있다
한 발짝 물러서서 우리의 삶을 한 편의 긴 영화처럼, 태어나기 전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나 스스로가 설계한 하나의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객관적인 시선으로 관조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좀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삶을 바라볼 수가 있을 것이다
내 눈앞에 펼쳐진 바깥세상의 모든 일들은 그 원인과 결과가 모두 나의 주관과 판단에 합격해야만 참이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한가?
그것은 극히 개인적인 자아가 만들어낸 나의 세계일 뿐이다
다른 모든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고유한 우주 속에 살고 있다
필연적으로 집착하고 부딪치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잠깐만이라도 나의 에고의 틀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관찰자의 시점으로 나 자신은 물론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 모든 일들은 훨씬 조화롭고 덜 심각하게 흘러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 안의 가짜 나인 에고는 실재 행동과는 상관없이 과거와 미래 사이를 오가며 쉴 새 없이 자신만의 감정과 생각들을 뿜어낸다
끊임없이 분석하고 생각하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우리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에고가 불러오는 모든 생각과 감정 자체를 나라고 착각하게 된다
때문에 우리는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상황으로부터 나를 분리시켜 쉬게 하지 못하고 그로부터 전해오는 온갖 두려움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고통과 두려움이라는 먹구름 위에는 언제나 변치 않고 밝게 빛나는 푸른 하늘이 있다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은 그냥 하늘을 가리는 먹구름에 불과하다
그 먹구름 위의 푸른 하늘을 우리는 내 안의 진짜 나인 ‘참나’라고 부른다
참나인 나는 단 한 번도 난 적도, 죽은 적도 없이 언제나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언제나 안식과 평화 속 지금 이곳에 있었다
우주의 근원과 함께 공명하며 언제나 지금의 나와 함께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 문제가 없는 온전함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으며 내가 내세운 나의 아바타인 지금 현재 내 모습의 나와 함께하고 있었다
단지 에고라는 먹구름에 가려 지금 현재의 내가 진짜 나인 참나의 분신이라는 것을 모를 뿐이다
나는 단 한순간도 흐린 적이 없었다
의식의 맨 위에서 전체를 지켜보고 있는 내 안의 참나는 불교에서는 불성, 도교에서는 진아, 기독교에서는 영혼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우리 안의 본성 또는 순수의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지금 비록 고통과 혼란 속에 방황하고 있을지라도 본래의 나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꿈속에서 아무리 악몽 속에 헤맬지라도 아늑한 잠자리에서 꿈을 꾸고 있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을 객관적인 관찰자의 시각으로 관조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이 진짜가 아닌 '가짜 나'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우리는 언제나 나와 함께하고 있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인 '진짜의 나'로 돌아갈 수가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영성지도자 ‘에크하르트 톨레’는 젊은 시절 숱한 방황과 고뇌 속에서 심각한 자살충동에 휩싸여 삶을 거의 포기하듯이 살았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문득 자신의 내면 안에 지금의 고통스러운 자기와는 다른 또 다른 내가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는 지금의 자아가 만들어낸 현실의 고통 이면에 존재하고 있는 ‘생각 이전의 앎’이 곧 내 안의 또 다른 나인 ‘참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말한다
“우리들이 근원과 연결되어 있음을 잊어버리고 분리되어 있다는 착각이 우리를 불안하고 고통스럽게 만든다”
분리의식은 자아가 불러오는 에고의 목소리를 더욱 절실하게 만든다
그는 내 안의 진짜 나의 존재를 인식하면서부터 자아가 만들어내는 온갖 감정과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육체를 포함한 물질을 견고한 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 또한 우리가 만들어 낸 환상이며 그것에서 뿜어져 나온 나온 온갖 생각이나 단어들 역시 형상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환상을 환상이라고 안 순간 환상은 소멸한다
그는 형상으로부터의 의존도를 줄이고 ‘내부의 몸’을 자각하여 우리의 참모습이 무엇인지 그 실체를 아는 것이 진정한 내면의 평화와 자유로움에 이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가상의 무대 위에 펼쳐진 삶이라는 생존게임을 실재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
그 게임을 계획하고 설계한 참나로서의 나의 영혼이 내세운 아바타, 즉 그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게이머가 진짜 나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지금 현재의 나는 게임 속의 내용인 삶이라는 모든 과정이 실재하는 참이라고 믿으면서 온갖 고뇌와 고통에 스스로 묶여 산다
그리고 그 게임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그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그 속에서 울고 웃고 있다
스스로 노예의 삶을 자처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삶이라는 거대한 게임 속의 다양한 역할과 놀이를 통해 수많은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우주적 진화의 과정에 있는 영원한 존재이다
단지 게임 속의 연기자로 끝나는 유한한 존재가 아니다
또한 우리는 거울 속에 비친 다양한 표정과 모습의 내가 아닌 그 거울을 바라보며 온갖 포즈를 취하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참나로서 우리 자신의 존재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는 자각력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내가 기획하고 연출한 영화 속의 내 모습을 제삼자 입장에서 바라보며 감상하고 평가할 수 있는 그 영화 바깥세상에 존재하는 진아로서의 나를 항상 자각하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단 한순간 방심하는 사이 우리는 게임 속의 내가 진짜 나 인 것처럼 착각하며 그 속에서 펼쳐진 온갖 고뇌와 고통을 나와 동일시하며 괴로워하게 될 것이다
아무튼 우리가 이러한 시간과 공간이라는 미망에서 벗어나 그 이면에 존재하는 본래의 나로서의 본질을 이해하게 된다면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가 둘러놓은 유한과 무한 사이의 감옥에서 벗어나 영원함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조급할 것도 서두를 것도, 나이 듦을 서글퍼할 필요도, 허무할 것도 심지어는 죽음조차도 초월하여 영원한 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것만 자각할 수 있어도 인생을 훨씬 더 관조하면서 순간순간을 깊이 있게 느끼며 누리면서 순간을 영원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우리 모두 함께 느끼며 누려보자
나는 단 한 번도 오고 가지 않았으며, 나는 단 한 번도 근원과 분리되어 홀로 있지 않았으며, 나는 언제나 온전함 속에 평화롭게 안식하고 있다
단지 나 자신인 푸른 하늘 아래 오고 가는 온갖 먹구름을 관조하면서 경험하고 배울 뿐이다
나는 ‘지금 현재 이 순간’ 아무런 문제도 없는 ‘영원함’ 그 자체이다
나는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