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중과 상연2

메리 이야기

by 삼인칭시점

메리와 나는 내년 5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양가 부모님께는 벌써 인사도 몇번 드렸다.

명절이 다가와 올해 추석까지는 각자 집으로 가고, 내년 설날부터는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자 했었다.


우리집은 명절이면 할머니댁으로 다같이 모여 식사를 한다. 그래서 내년에는 인사도 같이 드릴겸 할머니댁에 들렸다가 메리네 본가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그게 이동 경로가 효율적이기도 했다. 연말에 이사를 가는데, 할머니댁과 매우 가까운 편이다. 메리와 나는 광명으로 곧 이사를 하고, 메리의 본가는 철원이다.


우리는 결혼 준비를 하며 사소한 것까지 많은 주제로 대화를 나눴었다. 돈 관리는 어떻게 할지, 명절에는 어떻게 할지, 제사는 어떻게 할지, 부모님은 어떻게 챙길지 등등...

대화끝에 문제가 남은 적은 없었다.


우리집에 먼저 들리자했던건 나만의 의견은 아니었고, 남자집 먼저 가야된다 이런 구닥다리같은 생각 때문은 절대 아니었다. 단순히 이동 동선을 고려한 부분이었는데, 이 계획을 메리가 어머님께 전달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포인트는 '결혼전에 굳이'였는데 이건 우리가 미처 생각 못했다.


메리의 어머니는 메리와 아주 닮았다.

한번은 메리와 메리 동생, 어머님 이렇게 넷이 양갈비집에 갔었다. 맥주를 한잔 하며 이런저런 얘기하는 둘의 모습은 친한 친구처럼 편안했다. 보기 좋았다.


어머님께서는 혹여나 우리집에 가서 고생할 딸이 걱정되셨던거겠지. 아마도 어머님 세대의 고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속상한 마음에 하신 말들은 메리에게 상처가 되었다.

별거 아닌 일이 별거가 되어버렸고, 꽤 긴 시간이 지났다. 추석이 지난 지금까지 시원하게 풀리지 않았으니 말이다.


메리는 화가나거나 삐졌을때 티가나는 편이다. 어머님도 그런가보다. 메리가 종종 전화를 드리는데 아직도 뾰로퉁하신 것 같다. 시간이 다 해결해줄 거라고 믿는데, 빨리 예전처럼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다.


맥주 한잔하며 지난 일을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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