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아버지들
대표님과의 회식 자리가 있는 날이었다.
스타트업에서의 대표와는 다른 느낌이다. 한 계열사의 대표이며, 거리감이 느껴진다. 이런 술자리가 처음은 아니지만 꽤나 오랜만이다. 장소는 무난한 삼겹살집이었다. 대표님뿐아니라 임원도 몇명 참여한 자리이다 보니 팀원들이 자리를 고루 앉도록 배치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자리가 의미있을까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생긴다...
인원이 많다보니 테이블이 자연스레 나뉘었고, 각 테이블을 대표님과 임원이 돌면서 앉으셨다. 내가 앉았던 테이블에서는 결혼과 육아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나왔다. 곧 아이가 태어나는 팀원도 있었고, 결혼을 대부분 했기에(또는 나처럼 준비 중이거나) 공감대가 있는 주제였기 때문이다.
임원 중 한분은 아들이 둘이며, 첫째는 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라고 하였다. 아들 둘의 아버지가 갖고 있는 고민은 지극히 평범했다. 졸업 후 사회에서 밥벌이를 잘할 수 있을지, 은퇴 후에 무엇을 해야할지 같은.
최근에 신혼여행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잠깐 생각한 적이 있어, 이 이야기를 주제로 꺼내봤는데 은퇴 후 아내와 갈 예정이라고 하는 분이 있어 재밌게 얘기할 수 있었다. 여행 이야기도 했다가,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 이야기, MBTI 이야기 등 생각보다 여러 주제로 대화가 이어졌다. 평소 회사에서는 대화나눌 일이 없는 분들이다보니 걱정이 있었는데, 술이 들어가서 그런것인지 주제가 좋았던 것인지 마냥 불편한 자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소주를 여러 종류로 섞어먹어서 그런지 다음날은 꽤 힘들었다. 이런 회식은 1년에 한번이면 충분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