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워요...
퇴근하고 가는 헬스장은 사람이 (거의)없다.
집 주변에 헬스장이 세 곳 있다. 한 곳은 기구들이 아주 촘촘히 붙어있어 과장 조금 보태면 지나다니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또 한 곳은 집에서 조금 더 먼 곳에 위치해서 탈락이다. 그래봤자 2~3분이긴 하지만. 어쨌든 두 곳은 사람이 많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다니는 헬스장은 사람이 없다. 샤워장도 없고 기구도 별로 없어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나같은 회원 입장에선 상관 없다. 그냥 내가 가는 시간에 내가 하려고 하는 운동만 할 수 있으면 된다. 샤워는 집에서 하면 되니까.
그렇게 1년정도 지금의 헬스장을 다니고 있다.
최근 사장님이 바뀐건지, 항상 카운터에 앉아있던 사람이 바뀌었다.
기존에 있던 분은 조용한 스타일이었다. 입장할 때 인사만 조금 하는 정도?
평소와 같이 퇴근하고 헬스장에 간 날이다. 벤치프레스를 하려고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멀리서(헬스장이 작아서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만) 새로 오신 분이 눈치를 보는 것이 느껴졌다. 아니나다를까 어느샌가 옆에 오셔서 원판을 꽂아주시며 자세를 봐주겠다고 하셨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오전에는 업무로, 점심시간에는 동료들과, 다시 오후에는 업무로 시간을 쏟다보면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기가 참 어렵다. 나는 운동을 할 때 이어폰을 꽂고 생각을 비우는 편이다. 운동하는 순간에만 집중하다 보면 머리가 상쾌해진다.
사장님껜 죄송하지만 '부담스러워요...' 라고 말씀드렸다. 다행히 사장님이 이해해주신 것 같다.
'아, 그러면 보조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 (다행이다)'
자세를 봐주시는 건 너무 감사하지만, 그러면 내 시간이 아니게 돼서 힘들다. 대화를 하다보면 반응을 해야하고 다음에 올 때도 비슷한 상황이 될 확률이 높다. 그래서 난 헬스장에 근무하시는 분들과 인사만 하는 사이인게 좋더라. 성향이 이런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미 많은 에너지를 회사에서 쓰고 와서 퇴근 후에까지 다른 사람에게 쓸 에너지가 없다 ㅋㅋ...
이후로도 종종 말을 거시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것처럼 옆에와서 계속 말을 걸진 않으신다.
한번은 여기 헬스장을 왜 선택했냐고 물으셔서 '다른 헬스장에 비해 사람이 없어서요'라고 했었다. 사장님도 잘 아시더라. 그치만 사장님 입장에서는 운영때문에 걱정이라고 하셨다. 사실 곧 이사를 가기 때문에 이 헬스장을 다닐 날이 얼마 남진 않았다. 부담스러운 것과는 별개로 좋은 분 같다.
헬스장이 번창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