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6편 : 박방희 시인의 '선방 앞 신발' 외 3편
@. 오늘은 ‘부처님오신날’과 ‘어린이날’이 겹치는 날이라 둘을 아우르는 박방희 동시인의 불교 동시를 배달합니다. (해설 생략)
선방 앞 신발
박방희
댓돌 위에
벗어 놓은
하얀 고무신
선방에 든
스님처럼
온종일 꼼짝 않고
가지런히
코를 모은 채
신발의
도를 닦네
홍시 1
박방희
어린 동자 감들이
잘 익어
홍시가 되었네
발갛게
불 켜진 몸은
그대로 사리
긴긴 여름을 난
땡감들의
거룩한
성불!
갓바위 부처님
박방희
부처님 갓 쓰고 산문을 나서는데
빌러 오는 사람들 발길에 또 막혀서
오늘도 산꼭대기에서
절이나 받고 계신다네
맙소사
박방희
하루에도 몇 채씩이나
입으로 짓는 절
우리 엄마의
맙소사
#. 박방희 시인(1946년 ~ 2022년) : 경북 성주 출신으로 1987년 [실천 문학]을 통해 등단. '푸른동시'와 '쪽배' 동인으로 '새바람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한 동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