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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 Jul 04. 2024

Like a Dream

꿈만 같은 우리의 만남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사랑은 마치 꿈과 같다고들 말한다. 정말 그럴까? 2부에서는 우리에게 사랑이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생각하는 결혼이 무엇인지 하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우리가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요? 무더운 여름 한동안 먹고 싶었던 복숭아를 시장에서 구해다 주었을 때, 상대의 행복한 표정에서 잠시나마 사랑을 본 것도 같습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공허함을 느낍니다.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잃고 방황합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오직 사랑을 통해서 공허함을 초월하는 극적인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2부 기획의도 중


전체 공간 배치도 중 2부 파트


1부를 거쳐 2부에 들어오게 되면 2부 기획의도를 만나게 된다(양 옆 가벽을 활용해 서로의 첫인상과 우리의 만남 스토리를 짧은 글로 풀어냈다). 곧이어 왼편으로 ‘서로의 서로’라는 파트를 구성했다. 우리 둘 모두를 아는 소수의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사실 신랑 혹은 신부만 알고 지내온 분들일테니, 우리가 각자 서로를 어떻게 느꼈고, 서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2부 기획의도, 첫인상&첫만남, 서로의 서로


그 뒤로 이어지는 ‘사건의 지평선’ 파트에서는 우리가 사랑을 느낀 순간들 혹은 사랑이라 생각하는 문장이나 문구를 소개했다. 스윙댄스를 배운 몇 달, 집에 바래다주던 길, 말없이 해지는 바다를 바라보던 시간 등등. 내용에 맞게 실제 오브제를 가져다 놓기도 하고 영상을 QR코드로 넣어 두기도 하여 사람들이 조금 더 감각적으로 ‘사건’들을 경험하길 원했다. 


사건의 지평선 / 실제 복숭아를 구해왔다.


다음은 ‘결혼이란?’ 파트. 우리는 결혼을 ‘영적 성장을 위한 모험’이라 정의했다. 돈, 스펙, 직업, 집 같은 어쩌면 현실적인 결혼 조건을 떠나 서로에게 결혼이 필요한 이유는 한 인간으로서 더 성장한 삶을 살아가기 위함이었다. 그러한 삶이 아무리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한 모험이라 한들 서로가 있다면 그 안에서 서로의 영혼을 보듬으며 성숙해져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게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의 배우자가 될 이 사람이기에.



그렇게 우리는 결혼을 결심했다. 결혼한 부부라면 누구나 거쳤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바로 그 결심. 그것이 어떤 한순간이었을 수도, 혹은 잔잔한 파도처럼 오랜 시간 스며들었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각자가 결혼에 있어 조금 더 용기를 내본 그 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지켜내기 위한 우리의 약속. 거창하고 어렵고 긴 말보다는, 진심이 담긴 우리가 매일 기억하고 지킬 수 있는 말로. 우리가 연애를 하면서 서로 지키고자 했던 시무 5조에서 업데이트를 하여 약속을 정리하고 완성했다. 


1. 서로의 손을 놓지 않기

2.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대화하기

3.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감사하기

4. 상대방의 말에 공감과 인정을 표현하기

5. 서로의 꿈에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기


이 약속 부분만큼은 하객들을 위해 쓰인 것이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서로에게 실망을 하게 될 순간에도, 너무 미운 순간에도 이 약속을 기억하기 위해. 



결혼전시가 가진 어려운 지점들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우리라는 사람을 세상에 나타낼 수 있었던 점, 어떤 한 자락의 글이라도 사람들에게 울림과 신선한 깨달음을 줄 수 있었던 점은 결혼전시를 후회하지 않게  큰 이유이다.


소울메이트를 만난다면 우리는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진정한 사랑은 서로에게 자신의 길을 가도록 허락하기 때문이다.
『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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