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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 Jul 06. 2024

Life is but a Dream

인생은 한바탕 꿈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말했던 것이 있다.


"앞으로 잘 살겠습니다."


잘 사는 게 뭘까, 어떤 인생을 살아야 참 잘 살았다, 후회 없는 삶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3부에서는 결혼 후 우리가 만들어나갈 삶과 꿈들에 대한 내용을 전시하고자 했다. 우리에게 잘 사는 게 어떤 것인지 하객들에게 소개하고 공감받고자 했다.


전체 공간 배치도 중 3부 파트


누구나 자신만의 삶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 꿈을 잊지 않고 모험가처럼 사는 것도, 충실한 책임감으로 하루하루 견뎌내는 삶도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결혼한 두 남녀 역시 각자가 겪어온 환경과 우주가 있다. 각자 꿈을 찾아가는(성장하는) 과정을 서로 존중하고 지지하는 것이 같이 잘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 아닐까

나는 사랑을,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영적 성장을 도울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라고 정의한다. - <아직도 가야 할 길> 모건 스콧 펙


우리에게 잘 산다는 건?


그래서 우리는 우리에게 잘 산다는 게 뭘까를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편에서 소개한 우리의 약속이나 여러 진리들처럼 잘 산다는 것도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지는 말자, 우리는 단순한 문장으로 잘 사는 것을 정의하기로 했다. 감사하고 자족하며, 안온하고 충만한 삶, 내일이 기대되는 삶, 그런 삶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각자가 가진 공통된 이미지를 가지고 하나의 구문으로 만들어 보았다.


관계: 주변 사람들에게 가끔 안부 전화를

자유: 자신의 길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건강: 자기 전 15분 티타임

여유: 벽난로가 있는 아늑한 집에서 책 읽기

모험: 언젠가 후회하지 않도록


3부에서는 그저 보는 전시만이 아닌 하객들이 약간의 인터랙티브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는데, 우리가 만든 노래를 들어보거나 직접 페이지를 넘기며 축사 글을 읽어보거나 신랑 신부에게 방명록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이후에 자리가 옮겨지긴 했지만, 포토부스 역시 3부에 들어갈 예정이었다.(그렇지만 포토부스는 전기, 조명 등의 이유로 라운지 쪽 통로에 설치되었다.) 


'I see you' 노래는 헤드셋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는 가족, 친척 및 특별한 친구들에게 미리 축사 편지를 부탁드렸었고, 그 내용들 중 일부를 우리가 좋아하는 것(사진)들 사이에 실로 엮어 걸어 두었다.


가족, 친지, 친구들의 축사
이제 숙제를 끝내고 나의 삶을 뒤돌아보니 엄마는 참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삶이 어디 있을까. 그 어려움들이 도리어 나를 단단하게 해 준 것 같아 고맙다. 소심하고 겁 많았던 시간들은 다 지나고 이제 바라는 게 없으니 두려울 것도 없다. - 엄마가


엄마가 적어준 축사처럼 나 역시 참 소심하고 겁이 많았다. 그러고 보면 인생은 잠시 지나가는 꿈같은 시간일 텐데, 나는 허무하게 살기는 싫었던 것 같다. 차라리 한 바탕 꿈속에서 살아가리라. 그래서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도전해 보고 나름대로 매일을 소중하게 여기고 성실히 살아가려고 했던 것 같다.

고맙게도 솔은 이런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내 손을 잡고 또다시 모험을 떠나는 솔의 뒷모습을 볼 때면 현실은 힘들 때가 많지만 그래도 웃을 수 있는 것 같다.



마지막 가벽 한 면을 이용해서 이번에는 우리 이야기가 아니라 이곳에 온 하객들의 목소리를 듣는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앞에 테이블이 있었고, 각자의 꿈들을 그려보거나 글로 써보거나 또는 목소리로 남겨보는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그 꿈은 말 그대로의 '꿈'이어도 되고, 꿈같은 만남일 수도 있고, 어제 실제로 꾼 '꿈'이어도 괜찮았다. 우리의 전시 결혼을 보면서 하객들이 한 번 정도라도 본인들의 꿈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면 그것으로 좋았다.


난 모험이 좋아. 나가서 재밌는 일을 찾아볼 거야! / 하루하루를 보람차고 즐겁게 보내렴. 난 너희들이 가난하더라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구나 - <작은 아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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