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점을 나무위키에서 찾아보면...
'어떤 것의 마지막 점이라는 뜻이다. 어떤 시기의 마지막 부분이라는 뜻으로 쓰이며, 버스 노선의 마지막 정류소도 종점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서술되어 있다.
버스나 지하철에는 종점이 존재한다. 고속버스나 기차에는 종점이란 말 대신 터미널이란 단어를 쓴다. 그런다고 종점의 의미가 희석되는 것은 아니다. 어째거나 종점은 영원한 종점이다.
그런데, 택시나 집에서 사용하는 자가용 승용차에는 종점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까? 왜 그런지 독자분들은 생각해 보았는가?
자가용은 집에 도착하면 집이 종점이고, 택시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목적지가 종점이 될 터인데...
종점은 나 혼자 가는 곳이 아니다. 택시나 자가용은 목적지에 혼자 내리면 된다. 그러나 종점은 함께 가는 하는 곳이다. 버스나 기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종점에 도착하면 모두 내려야 한다. 막무가내로 내리기 싫다고 발버둥쳐도 소용이 없다. 내가 아무리 더 가고 싶어도, 종점을 벗어나서 더는 갈 수가 없다. 더 가자고 계속 우기면 미친놈 취급받는다.
더구나 종점은 내가 계획한 목적지도 아니다. 내 의견은 철저히 무시된 채 누군가가 정해놓은 행로의 마지막 종착역이다.
종점은 세상에 공지된 장소이다.
나 혼자만이 알고 있는 마법의 장소가 아닌, 나와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장소다. 몇 시쯤 도착하는지도 대충은 알 수가 있다.
우리사회의 구성원들은 종점을 향하여 여행하는 버스에 함께 승차한 승객들이다. 버스에 미리 승차한 승객이나, 화장실을 빌미로 늦게 온 승객이나 종점에 도착하는 시간은 같다.
막차와 종점은 친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
막차를 타는 사람은 강제로 종점까지 가야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종점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막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여겨진다. 훤한 대낮의 하얀 시간 동안 모든 버스를 지나쳐 보내고, 마지막 막차를 타고 종점까지 가는 사람은 괜히 서글퍼 보인다.
나의 승객은 새털보다도 많았던 시간을 푸른 강물에 흘려보내고 종점을 향하여 달리는 막차를 타려하고 있다. 배설성능의 저하로 말미암은 느려터진 화장실 사용시간을, 버스 기사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면 그 승객은 자신의 인생이 서러울 거다.
우리 인생의 최후 도착지도 버스의 종점과 같아서 아마도 혼자 가면 외로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