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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6] 육감

어디까지 나의 감각을 믿어야 할까?

by La Mer 라메르

[ 행복한 아무 말 대잔치 6 ]


하루에 한 번

일상을 기록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잊혀 가는 것을 되새기며

흘러가고 사라져 가는 생각에서

하루에 한 번은 내 삶을 돌아보는 시간!


행복한 아무 말 대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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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감


흔히 '식스센스'라 불리는 육감


나는 이 '육감'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은 발달한 편인 것 같다.


어려서부터 눈치가 빨랐고

불길한 예감이나 어떤 크고 작은 일들을

미리 예상하거나 내 생각대로 된 일들도

종종 있기도 했는데

그만큼 그 ''이 소름 끼치게

들어맞을 때가 꽤 많았었다.


심지어 어떤 특이한 꿈을 꿀 때에는

그와 관련된 일들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직감'대로 행동할 때가 많았고

내가 선택하고 원했던 일들이

곧잘 이루어지기도 했었다.


그래서 무난한 10대와 20대를 보내면서

공부나 일적으로는

실패하는 일은 적었던 것 같다.

대학 입시 때에도 나는

수능을 평소보다 망치기는 했어도

내 ''만으로 지원했던 모든 대학에 다 붙었었다.

물론 하향 지원이기도 했었지만

담임이 입시 상담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

나는 그냥 내 소신대로, 내 마음대로 지원했다.

내가 알아서 지원한 결과

'가나다'군 모두 합격한 것이다.


대학원에 지원할 때에도 그쪽으로의 길을

계획하지도 않았다가 갑자기

'이 길을 한 번 가 볼까?'라는 생각으로

그날 결정하고, 그날

검색하고 알아보면서 지원해서

덜컥 운 좋게 붙은 데다가

대학원 합격 소식과 동시에

경력도 없이 강의를 하겠다고

지원한 대학에도 붙어

그 길을 지금 17년째 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나는 계속해서 내가 지원하는 곳마다 떨어져 본 일은 거의 없이

지금까지 10개가 넘는 대학과

여러 기관에서 일해 온 것이다.

나는 이런 과정에서 내 실력도 물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첫 시작부터

단순한 실력보다는

여러 운이 많이 작용했을 거라 생각한다.


배우를 시작할 때에도 그랬다.

우연히 지나가다 본

뮤지컬 배우 모집 포스터를 보고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지원해서 붙었고

뭔가 내가 원하는 대로 지원하고 도전하면

되는 일이 꽤 많았다.

내가 나의 ''대로 어떤 일을 선택하면

그건 틀림없이

내 미래의 결과로 이어지는 일이 잦았다.



가끔은 이러한 내 육감에,

내가 소름이 끼칠 때가 있는데

겨울마다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나는 스페인 여행을 계획한 적이 있었다.

모든 것을 준비하고

비행기 티켓과 숙소를 결제하려는 순간,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아서

이번에는 여행을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그래서 그해 겨울은 몇 년 만에

해외를 나가지 않게 되었는데

그때가 2020년 1월

스페인 여행 계획이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그때 내가 스페인을 갔더라면

코로나 때문에 국제적인 미아(?)가 될 뻔했다.

더구나 나는 그때

군부대에서 근무 중이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해외에 나갔다가

코로나로 문제가 생겼더라면

일자리까지 그만둬야 하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정말 이상하리만큼 그때,

갑자기 예감이 좋지 않았고

때문에 여행 계획을 취소하고

겨울을 국내에서 보내게 되었는데

마치 코로나가 발병할 것을

미리 알기라도 한 것처럼

마스크나 소독제 같은 것들도

이미 전부터 구매해 놓은 것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반대로

내가 어딘가로 여행을 다녀오면

내가 다녀왔던 그 장소에

뭔가 큰일이 생기기도 했었다.

예를 들어, 내가 프랑스에 다녀오고 난 후,

테러가 발생했고

필리핀을 다녀온 후,

큰 쓰나미로 인명 피해가 많았고

호주를 다녀온 후에

산불로 시드니가 불바다가 되는 등

내가 다녀오고 난 후에

뭔가 그곳에 큰일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그리고 나는 평소에 야구를 본 적도 없고

야구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작년에는

은행 적금 가입을 할 때

야구와 관련된 내용을 가입하면서

야구팀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LG트윈스를 응원하기 시작하면서

야구 시즌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야구 경기장에 가서 응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갈 때마다

LG트윈스가 경기에서 이겼고

그 기세가 이어져 결국

우승까지 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래서 주변에서 나에게

'승리의 여신'이라 부르기도 했다.


또 평소에 내가 여행을 다닐 때에도

단 한 번도 날씨가 나빴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가는 곳마다

'날씨의 요정'이라는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그만큼 내가 가는 곳에 뭔가

기운으로, 으로

어떤 행운 같은 것이 함께

따라다녔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우리 엄마는 나는

'조상이 태운 자식'이라

이 있는 거라 하셨다.


모든 태몽들이 좋은 의미가 담겨 있듯이

내 태몽도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황소를 데리고 오셔서

부모님에게 그 소를 잘 키우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게 내 태몽이고,

나는 그렇게 어딜 가나

사주에서도 오복을 다 갖추고 있고

조상님들이 도와주고 있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이름도 조상이 잘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어딜 가나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그분들은 이상하리만큼 나를 좋게 봐주셨다.

특히 부모님 나이대의 어른들이

나를 좋게 봐주시고 함께 해 주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나는

어른들이 편하고 참 좋았다.

심지어 해외 여행지에서

우리 엄마와 동갑인

외국인 여사님 한 분을 알게 되었는데

그분은 처음 나를 봤을 때부터

내가 그분에게 행운을 가져다주고

좋은 기운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여행지에서 만난 그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분은 그 나라의 큰 회사를

운영하시는 분이셨는데

그 후에도 여사님은 나를

자신의 나라나 여행지에도

초대해 주셔서 함께 다녔고

지금까지 거의 10년 동안

그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그분 가족이 한국에 오셨을 때에도

함께 했고, 그분 나라에 초대받았을 때에도

그분의 집 한 층을

내가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신 만큼

내게 호의를 베풀어 주신 덕분에

나는 안전하고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또 나는 그 분과 다니면서

더 많은 사람들도 알게 되었고

어딜 가나 좋은 대우를 받으며

편의를 누릴 수 있었다.

지금 내가 해외에 나와 있는 순간에도,

그분은 내게 연락을 주시면서

'보고 싶다' 연락해 주시니

그 인연이 소중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사람에게는 '기운'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나도 그게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떤 이들은 내게 '타고난 좋은 기운'

있다고 말씀해 주신다.


나는 육감이 발달하고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제법 잘 해내는 편이지만

인간관계에서는 힘들 때도 종종 있었다.


내 인생에서 내가 유일하게 힘들었던 부분이

사람에게서 받는 상처들이었다.

사람 때문에 힘들었고,

그렇지만 또 그 '힘듦'을 사람 덕분에

치유받았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내 주변에는 종종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이 나를 괴롭힐 때는 또 이상하리만큼

어디에선가 뜻하지 않게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참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예외 없이

힘들 때마다 갑자기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내 곁에 있었다.

그들은 내가 힘들 거 같을 때쯤

더욱 강력하게 내게 다가와서

나를 힘든 순간에서 구해주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사람에게서 겪는 어려움을

내가 다시 극복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이게 '인복'이라는 것일까?

육감이 발달해서인지,

타고난 기운이 발달한 탓인지

어떤 게 원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유난히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때에도

특별한 경험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좋았던 기억, 좋지 않았던 기억들이

모두 있지만

중요한 건 그때마다

내가 벼랑 끝으로 몰리는 일은 없었다.

항상 사람으로 힘들 때면

어딘가에서 그보다 더

강력하고 좋은 분들이 내게 나타나

'짠~~!'하고 해결해 주었다.

참 감사한 일이다.




내가 유일하게

'육감'을 발휘하지 못했던 부분은

사람 관계의 문제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방식의 감각인

'인복'으로 나는 지금까지

잘 지내왔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나의 그 '육감'을

지혜롭게 잘 이용해 볼 생각이다.


'육감'

언제까지, 어디까지 그것을 믿어야 할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이러한 발달된 감각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좋은 쪽으로 이어가고

잘 이해하며 서로에게 의미 있게 그것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적인 의미로의 육감이 아니라,

긍정적인 의미인 나의 감각을 잘 살려서

상대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보려 한다.


단순히 나의 감각이 우연의 일치로 맞았는지,

정말 내게 좋은 기운이 있어서 지금까지

모든 일들을 잘 헤쳐 나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나는 예나 지금이나

진심으로 사람을 대했고

솔직하고, 선하게,

올바른 가치관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은 늘 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선하게 살면

언젠가는 복을 받을 거란 말도 믿는다.


타고난 감각이 뛰어났다면,

나는 그걸로 내 감각을 좋은 곳에만 쓰고 싶다.

그리고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겨

감각적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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