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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D-123> 족욕하기

one day one me, 족욕, 생리전 증후군, 생리증후군

by 산책이

족욕하기


종아리부터 허벅다리까지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고 퉁퉁 부었다.

걸어 다니는 것도 힘들고,

그냥 누워있어도 쑤시고 욱신거려서 신음소리가 날 지경이다.


한 달에 한 번, 생리 주기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부터

몸의 변화가 생기는데 그중 하나가 다리 통증이다.


이번 달은 유독 통증이 길고 깊다. ‘활기차게 살아보자’고 다짐했지만 그 마음과 무색하게 생리 전 증후군으로 일주일 내내 마음과 몸의 리듬이 널뛰기를 했다.


감정기복도 심하고 신체도 불편한 상황에서 겨우겨우

평일을 보냈지만 주말이 되니 긴장이 풀어져서

온몸이 침대에 들러붙었다.


평소보다 진통제도 많이 먹을 정도로 쉽게

다리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토요일은 미션으로 ‘족욕하기’로 정했다.

미션도 미션이지만 족욕을 하며

통증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마음이 더 컸다.


따뜻한 물에 다리를 넣으면

매번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로

시원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엔 너무 다리가 아파

시원한 느낌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조심스럽게 한 발씩 따뜻하게 데워진 물에 다리를 넣고 족욕을 시작했다.


생리기간이 시작되면 다리는 아프고

마음은 울적하고 배는 가스로 가득 차고

불편한 일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저녁 수영을 하며 하루를 상쾌하게 마무리하곤 했는데

물속으로 뛰어들지 못하니 답답하다.

대신 족욕을 통해 발이라도 물에 담그고 나면

조금은 위로가 된다.


주말 미션을 평일 월요일에 올릴 정도로

힘든 토요일과 일요일을 보냈지만

그래도 한 가지라도 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수행하는 건 멈추지 말자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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