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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D-122> 수면시간 기록하기

one day one me, 수면시간, 낮잠, 주말, 다시월요일

by 산책이

수면 시간 기록하기


8월 31일 일요일, 내가 평소보다 훨씬

많이 잘 거라는 걸 미리 예측을 한 것처럼

chat gpt는 이날의 미션을 ‘수면 시간 기록하기’로 정해놨다.


내가 많이 잤다는 걸 운명론처럼 받아들이기 딱 좋은 미션이었다.

덕분에 나태하게 주말을 보냈다는 약간의 죄책감이 희석된 기분이다. 그렇다.

그냥 내 방식대로 합리화해서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낮잠을 네 시간이나 잤다.

이만큼 자려고 결심한 건 아니었다.

극심한 생리통 증상으로 아침 겸 점심 식사 후 약을 먹고

잠시 침대에 누웠는데 그대로 내리 4시간을 자버렸다.


한 번도 깨지 않고

눕자마자 잠이 들어 그대로 쭉 잤다.

덕분에 오후 시간이 삭제됐다.

노을이 질 무렵에 깼으니 그때부터 내가 한 일은

저녁식사, 산책, 분리수거뿐이다.


황금 같은 주말을 이렇게 잠으로 보냈다는 사실에

서글펐다. 평일 내내 일하고, 주말에 잠만 잤다는 건

일하기 위해 주말에 쉬는 일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주말에 잘 놀기 위해 평일에 일하는 게 내 가치관인데

내 체력과 컨디션이 너무 바닥이라 잠만 잔 거다.


그마저도 개운하게 일어난 게 아니라

멍하니 망연자실한 채 두 눈을 껌벅껌벅 뜬 채로 기상이었다.


그래도 한 편으로는 '일주일 내내 정말 고생했다'하며

토닥이는 마음도 가지려고 노력했다.

평일에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 주말에 쓰러져 잤을까 싶다.


주말에 이렇게 왕창 쉬웠으니

다시 평일을 살아갈 힘을 얻었을 거라 믿으며

월요일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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