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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D-125> 책 속 문장 필사하기

one day one me, 소설 탱크, 믿음, 기도, 필사

by 산책이

책 속 문장 필사하기


소설탱크.png


최근 읽은 소설책 '탱크' 중 일부를 필사했다.

작가가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다고 하는데

덕분인지 영화 한 편을 보는 기분이다.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데,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한다.

그만큼 탄탄한 전개, 흡입력 있는 스토리 전개로 한 번 읽으면 쭉- 빠져든다.


보는 관점에 따라 이 소설이 '사랑'이야기 일수도, '상실'이야기 일수도 있지만

나는 '믿음'에 관한 이야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했다.


탱크는 기도를 하는 곳이다.

간절한 사람들이, 희망이 필요한 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

세상을 저버리지 않고 앞으로 내딛기 위해 탱크를 찾는다.


탱크를 믿기 위해 돈을 내지 않아도 되며

탱크를 만든 이를 존경할 필요도 없다.

간절한 마음으로 탱크를 찾아 두 손 모아 기도하면 된다.



우리는 믿음을 선택한다.

믿을지, 안 믿을지

믿는다면 무엇을

믿을지, 안 믿을지까지.


믿음이 선택의 문제일까?

삶이 간절한 사람들은 선택의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믿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고, 견딜 수 없을지 모른다.

책의 글귀처럼

'어떤 믿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살기 위해 반드시 붙들어야 하는 문제' 일지도.


등장인물 중 도선이 탱크에 가는 것을 멈출 수 없었던 이유를 읽다 보면

왜 기도를 하고 싶은지 공감된다.


삶에서 어떤 때는 기도를 뒤로 미루지만

탱크에 가서 기도를 하다 보면 꿈과 미래가 언어로 바뀐다.

그러면 간절함이 희망으로 바뀐다.


정신 바짝 차리고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희망을 꿈꾸는 Daydream은 사치일 수 있다.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부족할 때도 많다.


나도 기도를 뒤로 미룬다.

일단 내 눈앞에 있는 일부터 해치우자 하는 마음.

그러다 지쳐 나가떨어져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는 순간에 빠져

달달한 거나 먹자, 일단 자자하며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기도를 하면 '꿈'에 대해 생각한다.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거기서 우리는 '미래'를 꿈꾼다.




모든 기도는 바로 현실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기도를 하고

기다린다.

또 기도를 하고 기다린다.


그래서일까.

잠깐 기다려보라고. 그러면

한 번도 기다린 적 없던 미래가

평생을 기다린 모양을 하고 다가오는 날이 올 거라는 양우의 말을

너무 믿고 싶다. 아니 믿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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