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단어 습작소> 인터넷, 호구, 호흡 (랜덤단어 3개로 이야기 쓰기)
호흡을 가다듬고 인터넷 검색창에 나의 최애 이름을 타이핑한다.
엔터키를 누르기 전에 책상 앞에 붙어 있는 최애의 사진을 힐끗 쳐다봤다.
움직이지 않는 정물의 눈동자에서
난 무언가를 애타게 찾았다.
'제발 아니라고 해줘'
8시면 엄마가 퇴근하고 내 방을 벌컥 열 시간이다.
그전에 내가 볼 수 있는 모든 기사와 릴스 그리고 댓글을 읽어야 한다.
얕은 호흡으로 가파른 숨을 내쉰 뒤, 침 한번 꿀꺽 삼키고는 엔터키를 눌렀다.
쏟아지듯 업데이트되는 소식에 나의 최애는 이 세상 최고의 호구가 되고 있었다.
나는 내 최애가 불시착한 이 지저분한 판에 호구를 두어야 한다.
바둑에서 자신의 돌을 지키기 위해 놓는 중요한 수 '호구'는 나와 같은 팬들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