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쿠
어쿠쿠
창가에 어릿한 햇살에 아침이 도착 해 있었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난 순간
어쿠쿠
눈을 뜰 때 나도 모르게 신음처럼 나온 어쿠쿠는 꿈이 아니었다.
어제 접영을 무리하게 해서 였나
갸웃
평형이 좀 과해나
갸웃
그렇지 않다.
수영은 평상시 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믿어지지 않았지만 어쿠쿠의 원인은 요가임에 틀림없다.
한 시간의 시간이 훌쩍 순삭 되는 경험이었지만
땀도 살짝, 삐질 이마에 맺힌 것도 결과였지만
그다지 힘들었다고는 할 수 없는 한 시간이었기에
어쿠쿠 할 만큼 근육들이 존재감을 드러낼 만큼은 아닐텐데.
그것말고는 달리 의심 할 만한 것은 없으니 요가가 범인이다.
세수를 하고 꼼꼼히 면도를 하며
지난 요가 시간들을 더듬어 본다
몇몇 동작들은 흉내내기도 버거워 따라하는 척 만 하다 말았던 자세들과
끊임없이 들려오던 단어들 아사나 그리고 아사나 또는 반다 들
아마도 아사나는 자세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앗 생각이 깊었다
면도 날이 깊숙이 구렛나루 위를 치고 지나가며 오른 쪽과 왼쪽의 구렛나루 길이가
달라졌다.
안경을 끼지 않은 상태라 흐릿하게 거울에 비친 어긋난 구렛나루
시간이 없다.
비대칭의 구렛나루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을테고 비대칭이라고 해도 어쩔 것인가
어긋난 비대칭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일단 출근해서 아사나를 알아보자.
아사나
ASANA는 자세 또는 앉은 자세를 의미한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요가 수행의 한 부분이다.
전통적으로 요가에서는 명상과 호흡 조절을 중심으로 하는 수행법과 함께 아사나를
통해 몸과 마음의 안정과 건강을 도모한다.
다양한 아사나는 특정한 신체 부위나 에너지를 활성화하고
특정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사나는 신체적 운동을 넘어서서 정신적 집중과 흐름의 조화를 강조하는 전인적인 수련법이다.
그렇다는 것이다.
요가의 모든 자세를 의미한다. 앉은 아사나 비둘기 아사나 전굴 아사나 등등
요가가 단순히 스트레칭이 아니라 몸의 활성화를 통해
몸이란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명상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게 아사나의 주요 방법중에 하나라고 이해한다.
그렇지, 종종 내 몸이 나를 구속하는 틀이라는 것을 종종 느끼곤 한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자세가 불안정하고 불안정한 자세는 불안정한 생각들을 끌어들이고
불안정한 생각들은 불안한 기류를 만들어 낼 때가 있다
자유롭기를 원하는 영혼은 작은 내 몸속에 아둥바둥이고
발가락 하나라도 삐긋 하는 날에는 평상시에는 존재조차 느끼지 못 했던
발가락 하나가 내 몸의 중심이라도 되는 것 처럼 내 몸 전체를 지배한다.
평상시에 하지 않는 불편하고 어색한 동작들인 아사나를 아직은 따라하기도 버겁지만
그 동작들이 자유로워지고 몸에 익숙해져 간다면
나의 영혼도 자유로워질까
뻣뻣한 나의 인생도
재미없는 농담에도 부드러워 질 수 있을까
농담같은 하루를 끝내고
이틀째의 요가를 준비하면서
마음의 아사나를 다 잡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