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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일권 Apr 06. 2023

날림의 나라

고래가 사는 세상

아침 뉴스를 보니 분당 정자동에 있는 다리의 인도교가 무너져 내렸다는 보도가 있었다. 참 기가 막힐 일이 아닌가. 후진국에서나 일어날법한 일들이 아직도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일들이 지진이나 천재지변 때문에 일어난 일도 아니고 하여간 잠시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 봐도 와우 아파트,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사고등 은 선진국이 되기 전 일이었다고 변명해 보더라도 소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는 지금도 이런 사고가 일어나고 있으니 이게 날림의 나라 아니고 무엇인가. 빨리빨리를 자랑하면 뭘 하나 , 사후관리나 안전 점검도 제대로 안 했으니 겨우 30여 년 된 다리가 붕괴되는 이런 일들이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니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고 보면 같은 시기에 지어진 그 근처 아파트들이 그나마 아무 일 없이 서있으니 신통하기만 하다. 분당 이 어떤 도시 인가? 노태우 정부 시절 주택부족 해결을 위해 주택 200만 호 건설의 일환으로 빨리빨리 가 빚어낸 날림의 공사였다고 의심을 버릴 수 없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건축에 바다모래를 사용했다는 등 말도 많았던 공사인데 그러니 벌써 재개발 소식이 들리는 것 아니겠는가.  내가 30여 년 전 바르셀로나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에 갔을 때도 공사 중이었는데 지금까지 공사 중인걸 보면서 우리나라가 했으면 단 몇 년 만에 끝낼 공사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한데 생각해 보면 수백 년이 지나도 온전한 유럽의 건물이나 다리들을 보면서 빨리빨리 와 날림의 미학이만이 존재하는 우리를 반성하게 만든다. 불과 50~60년을 버티지 못하는 아파트들들의 공동 슬럼화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건지도 걱정거리로 남아 있는데 적어도 100년 이상은 견딜 수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들로 조성된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도시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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