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팬, 법정에 서다

제10화 악어 떼에 쫓겨 도망치는 후크 선장

by 임재도

임재도 작가의 법률감성소설

피터 팬, 법정에 서다

존엄사법이 제정되지 않아 살인범이 된 어느 소년의 아버지에 대한 지극한 간병과 사랑이야기






제10화 악어 떼에 쫓겨 도망치는 후크 선장



불길 너머에서는 후크 선장과 피터 팬의 칼싸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뒤로 밀리던 피터 팬이 그만 발을 헛디뎌 참호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후크 선장은 피터 팬을 사로잡지 않았다. 대신 다른 해적들이 모여 있는 불가로 돌아와 선 채로 빌 주크스로부터 막걸리 한 잔을 받아 마신 다음, 입술을 손바닥으로 쓱 문지르고는 피터 팬에게 귀가 쩡쩡 울리도록 외쳤다.


― 피터 팬, 이제 다른 아이들은 모두 포로가 되었다. 항복하지 않으면 포로들을 모두 물에 빠뜨릴 것이다.

― 후크 선장, 비겁하다. 아이들을 풀어 주고 나와 일대일로 다시 붙자. 이 피터 팬은 절대로 항복하지 않는다.


참호 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피터 팬이 소리쳤다.


― 그렇다면 할 수 없다. 빌 주크스!

― 예, 두목.


불가에서 얼룩덜룩한 웃통 문신을 온통 드러내고 막걸리를 마시던 뚱뚱한 빌 주크스가 입에 안주를 입에 넣은 채로 대답하며 벌떡 일어섰다.


― 피터 팬 꼬마가 말을 듣지 않는구나. 웬디를 저 나무다리 위에 올려 세워라.

― 옛설, 두목!


빌 주크스가 병사처럼 차렷 자세로 서서 후크 선장에게 거수경례를 하며 크게 외쳤다. 그러고는 나무기둥에 묶여 있던 웬디의 결박을 풀어 답삭 안아 바닷물 속으로 첨벙첨벙 들어갔다. 빌 주크스가 조금 전 이탈리아인 쎄코가 바위 위에 걸쳐 놓은 나무다리 위에 웬디를 세우고 노끈으로 두 팔을 허리에 붙여 몸을 결박했다. 웬디는 결박당한 채 위태롭게 다리 위에 서 있었다.


― 피터 팬, 살려 줘.


웬디가 절박하게 소리쳤다.


― 피터 대장, 살려 줘.


나무기둥에 함께 결박되어 있던 다른 아이들도 소리쳤다. 피터 팬은 당황했다. 해적단에 둘러싸여 나무기둥에 묶여 있는 아이들과 바다 위 나무다리 위에 결박당한 채 위태롭게 서 있는 웬디를 한꺼번에 모두 구할 수는 없었다. 이걸 어떡해야 하나. 피터 팬은 참호 속에서 그만 고개를 숙였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살금살금 참호로 다가왔다. 기척을 느낀 피터 팬이 뒤를 돌아다봤다.


― 선생님!

― 쉿, 나는 인디언 공주 타이거 릴리야.


선생님은 이마에 머리띠를 두르고 인디언들처럼 새 깃털 장식을 꽂고 있었다.


― 피터 팬, 후크 선장이 제일 겁내는 것이 뭐지?


타이거 릴리 선생님이 속삭이듯 물었다.


― 잘 생각해 봐. 째깍째깍.

― 아, 알았어요. 악어 배 속 시계소리.

― 쉿! 후크 선장이 들어.


타이거 릴리 선생님이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말하고는 다시 귓속말로 조용히 말했다.


― 그래, 그거야.

― 먼저 웬디를 구하고 아이들을 구할게요.


피터 팬이 참호에서 나와 모래사장을 낮은 포복으로 살금살금 기어 물가로 다가갔다. 물가에 다다른 피터 팬이 운동화를 신은 채로 물속으로 들어갔다. 웬디가 서 있는 나무다리까지 가려면 허벅지까지 차오른 물에 반바지 끝이 젖을 것 같았다. 피터 팬은 바지 끝자락을 최대한 위로 접어 올리고, 턱이 물에 닿을 듯이 허리를 바짝 숙인 채 조심조심 웬디가 서 있는 나무다리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가기 시작했다.


― 하하하, 후크 선장 두목, 한 잔 드십시오.


캠프파이어 불가에 웃통을 벗고 앉은 투틀즈의 아버지 빌 주크스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이때 타이거 릴리 선생님은 다시 참호에서 나와 아이들이 묶여 있는 나무기둥으로 살금살금 다가가고 있었다. 타이거 릴리 선생님은 아이들이 사로잡히면서 모래 위에 떨어뜨린 나무칼을 주워 손에 들고 있었다. 그러나 불가에서 이미 술판이 벌어진 해적들은 피터 팬과 타이거 릴리 선생님이 은밀하게 잠입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드디어 웬디에게로 다가간 피터 팬이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고 “쉿!” 하며 허리를 일으켰다. 나무다리 위에 서서 물을 헤쳐 다가오는 피터 팬의 모습을 숨을 죽이고 바라보던 웬디도 덩달아 “쉿!” 하는 소리를 냈다. 웬디가 조심스럽게 쪼그려 앉았다. 피터 팬이 쪼그려 앉은 웬디의 몸에 감긴 결박을 풀었다.


― 업혀.


피터 팬이 물속에 서서 웬디에게 등을 내밀었다. 웬디가 피터 팬의 등에 업혔다. 웬디를 구하여 등에 업고 조심조심 물을 헤쳐 나온 피터 팬이 모래사장에 웬디를 내려놓았다. 둘은 동시에 모래 위에 배를 붙이고 납작 엎드렸다. 피터 팬이 웬디에게 귓속말로 나직하게 말했다.


― 웬디, 째깍째깍, 알지?


웬디가 알았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떡였다. 모래 위에 배를 깔고 엎드린 피터 팬과 웬디가 팔꿈치를 괴고 손나팔을 만들어 동시에 시계소리를 흉내 내어 크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 째깍째깍!

― 째깍째깍!


해적단과 함께 불가에 앉아 술을 마시던 후크 선장이 깜짝 놀라 일어서며 말했다.


―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악어구나. 악어다. 아이고, 후크 선장 살려!


후크 선장이 비명을 지르며 아이들이 묶여 있는 나무기둥 쪽으로 멋모르고 엉금엉금 기어서 왔다.


― 얘들아, 이때다.


아이들이 묶여 있는 나무기둥까지 몰래 다가와 앉아 있던 타이거 릴리 선생님이 귓속말로 일러주었다. 아이들이 나무기둥에 묶인 채로 크게 소리쳤다.


― 째깍째깍!

― 째깍째깍!

― 아이고, 여기에도 악어가 있구나. 후크 선장 살려!


겁에 질린 후크 선장이 이번에는 어머니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엉금엉금 기어갔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들이 다시 소리 높여 외쳤다.


― 째깍째깍!

― 째깍째깍!

― 아이고, 큰일 났다. 여기에도 악어야. 온통 악어 천지구나. 후크 선장 살려!


파랗게 질린 후크 선장이 이번에는 웬디가 서 있던 나무다리 물가로 엉금엉금 기어가며 외쳤다.


― 해적들아, 이 후크 선장을 숨겨다오. 악어가 오고 있다.


불가에 모여 앉아 술을 마시고 있던 해적들이 모두 일어나 후크 선장을 에워싸면서 각자 막대 칼을 들고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 이때다. 해적들을 무찔러라.


그동안 나무기둥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아이들의 결박을 풀어 준 피터 팬이 크게 소리쳤다. 타이거 릴리 선생님으로부터 나무칼을 받아 든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나갔다. 해적들과 아이들 사이에 다시 칼싸움이 벌어졌다. 탁탁 탁탁, 나무칼이 부딪히고, 제일 먼저 존의 나무칼에 이탈리아인 쎄코가 배를 움켜잡으며 쓰러졌다. 두 번째로 어린 마이클의 단도에 스미 갑판장이 막대 칼을 모래에 꽂으며 무릎을 꿇었다. 세 번째로 슬리의 나무칼에 빌 주크스가 뒤로 벌렁 나자빠지며 뚱뚱한 배를 드러내고, 두 손과 발을 모두 들고 항복선언을 했다. 네 번째로 투틀즈의 나무칼에 해적 스타키가 칼을 버리고 모래사장에 이마를 박고 두 손을 모아 싹싹 비비면서 “제발 살려 주세요!” 하고 애원했다.


이제 남은 사람은 후크 선장뿐. 피터 팬이 엉금엉금 기어가는 후크 선장에게 칼을 겨누었다. 그 뒤에서 타이거 릴리 선생님과 어머니들,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미 해적 하나씩을 쓰러뜨린 아이들이 모두 손나팔을 만들어 선생님의 선창에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 (선생님) 째깍째깍!

― (모두들) 째깍째깍!


우렁찬 시계소리를 들은 후크 선장이 혼비백산하여 엉덩이를 치켜들고 엉금엉금 기어가다가, 후다닥 일어나 첨벙첨벙 바닷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후크 선장은 깊은 바닷물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고, 웬디가 서 있던 나무다리 널빤지 위에 올라섰다. 그때 선생님이 마치 노래를 부르듯 운율을 섞어 외쳤다. 아이들을 비롯한 모든 마을 사람들이 선생님을 따라 외쳤다.


― (선생님) 째깍째깍 시계 먹은 악어가

― (모두들) 째깍째깍 시계 먹은 악어가

― (선생님) 엉금엉금 후크 선장 해적을

― (모두들) 엉금엉금 후크 선장 해적을

― (선생님) 꿀꺽 꾸울-꺽 삼켜 버렸어요

― (모두들) 꿀꺽 꾸울-꺽 삼켜 버렸어요


이번에는 웬디가 다시 시계소리를 선창 했다.


― (웬디) 째깍째깍!


그러자 이제는 아이들의 칼에 쓰러졌던 해적들까지 모래를 털고 일어나 손나팔을 만들어 나무다리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후크 선장을 향해 모두 함께 소리쳤다.


― (모두들) 째깍째깍!


그 소리를 들은 후크 선장은 이제 완전히 얼이 빠져나가 버린 것 같았다. 너무 겁에 질린 나머지 널빤지 위에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그만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기우뚱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후크 선장이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 아악, 악어다, 후크 선장 살려, 악!


후크 선장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팔을 이리저리 휘젓다가 그만 널빤지 위에서 넘어지며 풍덩 바닷물에 빠졌다. 그 모습을 본 나나가 물가로 달려 나가 컹컹 짖었다. 와아, 하하하,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가 바닷물에 빠져 홀딱 젖은 채 물속에 두 손을 짚고 엎드려 있는 후크 선장의 모습을 보고 배를 움켜잡고 웃었다.


― 와, 해적들을 물리쳤다.


피터 팬과 웬디가 함께 외쳤다.


― 와, 우리가 이겼다.


아이들이 모두 두 손을 높이 치켜들고 만세를 부르며 소리쳤다. 그동안 먼바다에서 아무도 모르게 살며시 다가와 있던 바닷물결이 후크 선장의 겨드랑이를 간질이면서 모래사장의 모래와 자갈돌을 부드럽게 씻어 내렸다. 이제는 하늘 한복판까지 떠올라 모래사장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 달님도 물에 빠진 후크 선장을 바라보고 활짝 웃고 있었다. 달님의 뒤에 숨은 별들도 소곤거리는 대화를 멈추고는, 옷에서 물을 줄줄 흘리며 오른손에 해적모자를 구겨 쥐고 후줄근하게 서 있는 후크 선장을 바라보며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 자, 얘들아, 배고프겠다. 이제 밥 먹자.


아궁이 밥솥에서 밥을 푸던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불렀다. 해적놀이를 끝낸 아빠들과 아이들 모두가 이제는 점차 사그라져 가는 캠프파이어 잉걸불 위 석쇠 불판을 중심으로 빙 둘러앉았다. 어머니들이 미역국과 밥그릇을 갖다 날랐다. 횟집을 하는 슬리의 아버지 스타키가 아이스박스에 포를 떠 얼음에 재워 놓았던 횟감을 썰어 생선회를 접시에 담았다.


고기와 생선 굽는 연기가 모래사장 위로 퍼져나갔다. 아이들이 석쇠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 가는 삼겹살 조각을 냉큼냉큼 집어 먹었다. 모두 배가 고팠던지 미역국을 후룩후룩 마시듯 먹었다. 앞니가 숭덩숭덩 빠진 또복이 할배가 상추에 싼 삼겹살 조각 하나를 우물우물 씹으면서, 곁에 앉은 후크 선장에게 소주잔을 건넸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한 소주와 막걸리에 해적단의 얼굴은 이미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잔을 건네며 또복이 할배가 말했다.


― 머시라 캤노? 뭐 후키 신장이라 캤나? 간물(짠물, 바닷물)에도 다 빠지고, 옹냐, 니 욕 마이 봤데이. 내 술 한 잔 받거라.

― 예, 또복이 할배, 고맙습니다.

― 아이고 마, 내 거진 팔십 핑상에 이래 우스븐 놀이는 첨인 기라.

― 다아 이 선생님 덕 아인기요.


해적 빌 주크스가 여전히 인디언 깃털 장식을 머리띠에 꽂고 아이들 사이에 앉아 있는 선생님을 보고 말했다.


― 그랗제? 죄옝하던 섬마을에 고마 생기가 도는 기라.

― 생기가 아이라 온통 잔칫집 아잉기요.


해적 이탈리아인 쎄코가 말한다.


― 그랗제? 우찌 이리 고불꼬.

― 그래도 여 첨 왔을 때보담 햇빛에 마이 끄실리구마.


마을 할머니 한 분이 선생님의 피부가 햇볕에 탄 것이 괜스레 미안한 듯 말했다.


― 그래도 마 안직은 곱다 아이가. 고마 우리 또복이 각시 사마서마 딱 좋겠구마는.

― 아이고 마, 또복이 할배, 또복이는 작년에 장개 안 보냈는교.


마을 할머니 한 분이 어림없다는 듯 핀잔을 줬다.


― 말이 그렇다 카는 기지.

― 하하하.

― 고마, 내 오늘 노래 하문(한 번) 할란다.


또복이 할배는 흥이 나면 종종 노래를 부른다.


― 주책 고마 떠소 마. 낼 아침에 초상 칠라.


또복이 할매가 할배의 무릎을 때리며 말한다.


― 괘안심더. 오늘 또복이 할배 노래 하문 들어 보입시더.


해적 스타키가 말했다. 이미 콧잔등이 발갛게 된 또복이 할배가 소주병에 숟가락 하나를 꽂아 들고 일어선다.


두우마안강 푸우룬 무울에 노 저엇는 배에사아고옹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젓는 뱃사공)

흐을러어가안 그 예나아알의 내 니임을 시이읻고

(흘러간 그 옛날의 내님을 싣고)

……


이빨이 빠져 가사와 가락에도 바람이 숭숭 샌다. <두만강 푸른 물에>는 또복이 할배 십팔 번이자 알고 있는 유일한 노래다.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피난을 와 이 섬에 정착한 또복이 할배이다. 선생님이 사택에서 가져온 기타를 치며 반주해 보지만 숭숭 새는 가사와 음정에 잘 맞추지는 못한다. 그러나 모두가 젓가락으로 석쇠 불판의 모서리를 두드리며 장단을 맞춘다. 그 충격에 사그라지던 잉걸불이 불꽃을 튀기며 다시 이글이글 타올랐다.


― 아, 노래라 하모 이 토끼섬에서는 우리 희숙 씨가 최고아인기요. 이번에는 토끼섬의 명가수 희숙 씨를 모십니다.


해적 빌 주크스가 갑자기 벌떡 일어서서 웬디의 어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와, 모두가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웬디의 어머니는 옛날부터 노래를 잘해 토끼섬의 명가수라고 불린다. 웬디 어머니가 일어섰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열아홉 살 섬 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 이름은 총각 선생님

서울 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를 마오


웬디 어머니가 선생님이 치는 기타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다. 토끼섬의 명가수답게 웬디 어머니의 노래는 선생님의 기타 반주에 박자도 착착 잘 들어맞는다. 모두가 감탄하며 환호성을 지르고 손뼉을 쳤다.


― 그 섬마을엔 총각 선생님이 왔지만, 우리 토끼섬엔 처녀 선생님이 오셨지요. 이 노래 가사처럼 선생님은 제발 서울 엘랑 가지를 마세요.


해적 스타키가 선생님을 보고 우스개 삼아 큰 소리로 말했다. 다시 한번 모두가 와, 함성을 지르고 손뼉을 쳤다. 석쇠 불판에서 구운 고기와 생선 반찬에 밥과 미역국으로 배를 채운 아이들이 모두 일어나 모래사장에서 서로 손을 잡고 깡충깡충 춤을 추었다. 나나가 아이들과 함께 깡충거리다가, 잽싸게 석쇠 불판 가의 생선 한 마리를 낚아채 달려갔다. 해적들과 마을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대화와 노래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웬디가 선생님의 하모니카와 슬리의 리코더 합주 반주에 맞추어 <클레멘타인> 노래를 불렀다.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 모르는 딸 있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가느냐.


웬디의 영롱한 목소리가 밤하늘로 퍼지자, 해적놀이 구경을 마친 달님도 이제는 졸린 듯 서쪽 하늘가로 비스듬히 기울어 가고 있었다. 달님의 뒤에 숨어 있던 별들도 속삭임을 멈추고 밤물결을 베개 삼아 스르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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