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고 에세이로 소통하며 시로 공감한다.
주남저수지는 경남 창원시 동읍에 있다. 한반도의 젖줄 낙동강이 이억 년에 걸친 장구한 세월로 빚은 생명의 습지다. 하늘에서 장엄하게 펼쳐지는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겨울 철새도래지로 유명하다. 하늘 아래 그 새들에게 생명을 주는 습지, 그 어머니자궁은 태고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몇 년 전 이곳 주남저수지에 와서 같은 제목으로 이런 시를 썼다.
- 작가의 졸시 「주남저수지에서」에서 전문 -
오늘 다시 찾아온 주남저수지는 여전히 변함없었다. 그때처럼 길고 깊은 숨결로 태초의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 이억 년 태고의 숨결을 다시 느끼는 바로 그 순간, 갑자기 심장이 멈춘 듯 일순 말을 잊고 말았다. 아니, 언어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아끼고 압축한 단 두 줄의 문장이 떠올랐다. 찰나였다. 이 시는 이렇게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