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J 작가의 여정
성수도 브런치스토리 팝업 스토어를 다녀와서
오늘, 성수동 브런치스토리 팝업 스토어 작가의 여정(WAYS OF WRITERS)을 다녀왔다. 나에겐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작가가 되기 전 팝업 스토어에 예약했는데 다음날 작가가 되어버렸다. 20여 개의 글을 작성하며 빈번히 탈락했지만 글쓰기는 나의 해방구였다. 가장 복잡하고 나만이 할 수 있는 경험과 생각들을 진솔하게 써 내려갔기에 단 한편으로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된다. 이번이 첫 팝업이라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생긴 사람들이 작가인 것일까? 작가의 포스가 있을까? 한편으로 궁금했다. 그러나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슬로건처럼 다양하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견을 가진 사람들이 작가였다. 어느 날 작가가 되었다는 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과 5인의 브런치 작가의 팝업을 보며 전체적으로 든 생각은 작가 신청 당시 내가 계획했던 나의 이야기는 여기에 걸릴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집필 당시 희망적인 상황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각자 오랜 기간 내공이 쌓였고 그것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나의 이야기는 그들에 비할 바가, 자랑스럽게 출판할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상 수상작 중 소람 작가의 '오늘도 혼자 클럽에서'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유희 기능이 가장 떨어지는 ENTJ가 되기 전부터 나는 노는 것을 가장 못했다. 해야 할 책무가 눈에 아른거렸기에 노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특히, 클럽을 갔을 때는 무안하고 전혀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작가는 자신이 노는 것으로 대상 및 출판을 하였다. 또한 세상에 나의 이야기를 알리는 것이 두려운 나와 달랐다. 작가님의 브런치북을 살짝 살펴보니 다음과 같은 문구에 강조 표시가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혼자 클럽에 다니는 이유는 좋아하는 마음을 지속하기 위해서다. 혼자라는 이유로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된다면 그것만큼 억울한 일은 세상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라는 문구가 있다. 아! 좋아하는 마음을 지속하기 위해서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다니! 좋아하는 일을 시선 때문에 못한다면 그것만큼 억울한 일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니! 제일 싫었던 것은 '강제성'이라는 말이 나온다. 작가님은 춤만큼은 자유롭게 추고 싶었다고 한다. 고속도로에서 경찰에게 오해가 샀을 때도 진솔하게 자신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누군가에게는 '향락'이 생업이며, 누군가에게는 '향락'이 정체성이기도 하다. 실제 클럽 분위기는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이미지보다 음악을 즐기러 온 사람이 훨씬 많다는 이야기, 유한한 절정의 순간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오는 공허함과 쓸쓸함이 싫지만 맞이할 용기를 갖는 이야기, 절정의 순간을 맛본 자들에게만 찾아오는 특별한 순간이라는 이야기 등 진정 좋아하는 것이 어떤 마음가짐인지 한번 생각해 보게끔 했다. 뭉개 뭉개 피어오르는 생각이 있는데, 나에게 많은 도파민을 가져다준 것은 오케스트라 합주였다. 연주가 좋지 않아도 다 같이 합주하며 들리는 현장에서 소리는 나에게 전율과 떨림을 선사하였다. 그래서 나는 합주가 좋았고 공연도 좋았다. 음원이 아닌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VIVE였다. 나는 클래식이 너무 하고 싶었으나 할 줄 아는 악기가 없어 "남는 거 시켜주세요" 무작정 입단을 희망했고, 더블베이스 단원으로 6개월간 연습 후 대학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공연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실이 녹록지 않기에 여전히 미루도록 해야겠다.
작가로서 나만이 내보일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나는 직업 관련 글을 작성하는 것을 하고 싶지 않다. 입지가 부족할뿐더러 나를 많이 노출시키며 나는 지금 무엇인가 일군 사람이 아니다. 아직 나는, 주저하고 있다. 책으로 만들어 낼 정도의 깊이와 내용이 있는 나의 콘텐츠, 그것을 찾기 위해 작가의 여정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