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말했더니 많은 지인들이
"선영아, 그냥 프리랜서해. 사업은 하지 마." 조언했다. 아끼고 잘 되길 바라는 사이라 그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선배, 둘이 어떻게 다르냐고요. 다들 사업하지 말고 프리랜서만 하래. 그렇게 말해 놓고는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설명을 안 해 줘요. 나도 내 그릇 잘 알아서 사업은 하되 1인 기업으로 할 계획인데... 그죠? 그럼 프리랜서와 크게 다를 건 없잖아요? 그런데 하지 말래요, 회사는 차리지 말래요."
둘이 어떻게 다르냐고, 뭐가 다르냐고 생떼 쓰는 애처럼 물고 늘어졌다.
선배는 생각을 고르는 듯 잠시 침묵하더니, 딱 내 눈높이에 맞는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대에박~ 선배 무슨 이야기인지 나 이해한 것 같아요. 아... 진짜 신중하게 생각해야겠네요. 안 하고 싶어 진다, 사업!"
연애도 해 봤고 결혼도 한 나는 선배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만 같았다. '회사를 만드는 중입니다'가 '회사를 만들었습니다'로 달라지는 순간 어떠한 무게와 책임이 더해질지 어렴풋이 헤아려졌다.
"생각보다 네가 비장하지 않아서,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지금 실컷 해. 너 하고 싶은 거 다해. 두렵고 무서워지는 순간이 올 거야. 그럼 뭘 해도 무거워질 거야. 그런 때가 오기 전에 너 하고 싶은 거 마음껏 다 해라."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의 지난날을 되짚어 보며 '결혼이 더 좋더냐, 연애가 더 좋더냐' 저울질했다. 하지만 연애는 프리랜서가 아니니까, 결혼은 사업은 아니니까 결국은 그냥 다 해 보는 걸로. 굳이 왜 회사를 만들고자 기를 쓰냐 묻는다면, 오늘의 나의 답은 이거다.
"제 마음이 다른 것 같아요. 저를 보는 고객의 시선이 다른 것 같아요. 박대표와 박 팀장, 글자부터 다르잖아요."
오늘도 이렇게 나는
나의 회사를 만들어 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