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끔하게 단장하고 "환영합니다" 외치는
완성된 건물도 좋아하지만
내 마음을 더 끌어당기는 건
지어지는 중인 집.
바닥을 채운 온수배관(?)을 보면
설치미술 작품 같다는 생각을 한다.
콘크리트 타설에 앞서
나무로 짠 틀(?)을 보면
조각가의 무엇과 닮았다 싶다.
"갈래, 갈래. 나도 갈래."
마침 남편이 새로 시작하는
단독주택 현장이 파주라
집짓기의 첫 삽을 뜨는 날
남편 빽(?)으로 현장을 살펴보러 갔다.
"이미 주택지로 정리해서 판 땅이잖아, 그렇게 왜 또 땅을 파?"
"이 실 같은 건 뭐예요?"
"전기도 있네. 아직 공사 전인데 전기부터 들어와?"
남편 뒤를 쫓아다니며 질문을 쏟아내자
결국 답하다 지친 남편이 하는 말.
"시공 수업 때 뭐했나?"
"학교 때 공부 안 했지!"
그러거나 말거나,
앞으로 몇 개월간
집이 지어지는 전 과정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그저 설렌다.
'니 집이냐? 니 집이야?'
내 안의 욕망이가 핀잔을 주지만
누가 또 아나? 이러다가 덜컥
내 집 짓는 엄청난 일이 생길지도.
어떤 집이 완성될까, 두근두근.
오늘은 남편에게
도면을 좀 보여달라고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