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살아야 나도 사는 거야

책 속 인상 깊은 문장을 찾아 제 생각을 적습니다.

by 일밤열


희망 없는 세상에선 살 수 있었지만 너 없는 세상에선 살고 싶지가 않아서. 죽음은 너 없는 세상이고 그래서 나는 정말 죽고 싶지 않았어.

(최진영, 『구의 증명』, 177쪽)



삶의 반대말이 죽음이라고 누가 그러던가

네가 없는 세상이 죽음인데

삶을 떠나 죽음의 열차에 올라타면 너를 볼 수 없으니까

네가 나를 볼 수 없으니

그게 죽음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몸을 뜯어먹는 너를 보며

내가 없이 홀로 서 있는 너를 보면

너무 미안해서

네가 없는 세상에선 백번 천 번 죽어도

네가 있는 세상에선 한 번도 죽기 싫어서

그렇게 아등바등 발버둥 쳤던 날들이

눈앞에 스쳐 지나가서


사랑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 너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 해준 나지만

네가 살아야 나도 사는 거야


나중에 다시 만나는 날

사랑을 넘어선 천국의 말로

언젠가 사랑을 표현할 수 있길

네 몸속에서 너의 사랑을 먹고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고맙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책 『구의 증명』은 ‘구’와 ‘담’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어릴 때부터 늘 함께하던 그들이었지만 ‘구’가 모종의 이유로 죽게 되면서 ‘담’은 그를 먹습니다. 한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아 를 기억하겠다고 다짐하죠. 그들이 나눈 감정의 깊이가 사랑이라는 단어에 아무리 담고 담아도 흘러넘쳐서 읽는 내내 슬픔이 만연했고, 아픔이 줄곧 찾아왔습니다. 책을 읽은 뒤 글을 잘 써보고 싶었지만 계속 써지지 않아 ‘구’의 시점에서 ‘담’에게 하고 싶은 말을 시 형식으로 나타내보았습니다. 제 마음이 잘 전해졌을지 모르겠네요. 항상 제 글을 봐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행복이 운명처럼 찾아오는 나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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