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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샤인 Aug 23. 2022

우리집 근처에 새벽 3시 47분 귀신이 산다.

<언놈인지 잡히기만 해봐라>

7월부터 다시 새벽에 집에서 "우르릉 쾅쾅" 소리가 났다.

지금 사는 시골 농가주택이 14년이 되서 그런지 나무가 수축과 이완을 할때 나는 소리로 추측된다.


처음 3월에 이사왔을 때도 그랬다. 추웠다가 풀리는 계절이라 그런건가.

하루종일 집에서 몇십번? 아니 한 100번정도는 천장에서 우지끈, 콰광 하는 소리가 났다.


그래도 사람 소리가 아니고 나무 소리니까 좀 시끄러워도 적응할 겸 넘겼고 4월엔 3월의 절반, 5월부턴 거의 소리가 안들려서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아주 갑자기 덥거나 갑자기 추워지는 날은 가끔씩 들리곤 했지만.


그런데 이 소리가 거의 멈췄던 7월 어느날인가 새벽 3~4시쯤 우지끈 혹은 콰광 소리가 다시 났다. 밤에 약간 소리가 나도 금방 깨는 나는 '이 시각에 갑자기 추워졌나' 싶어 깼다가 졸려서 이내 다시 잠이 들곤 했었다.


며칠 뒤 또다시 비슷한 시간대에 그 소리가 났는데 이상하게도 누가 꼭 우리집 지붕이나 벽에 작은 돌멩이를 던지는 느낌? 2~3번을 새벽에 깨니까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8월 2일 새벽, 문득 또 '그 소리'에 잠이 깼는데 도대체 몇시야? 싶어서 핸드폰을 바로 캡처했다.


이 날이 처음 이 시간을 알아둔 날이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또 이런 소리가 들리면 또 캡처를 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8월 7일 새벽 또 소리에 깨서 찰칵!

어랏? 똑같은 시간이다.

고양이가 배고파서 우리집을 치고 지나가서 그럴 수도 있지. 우연의 일치일수도 있지.


일주일 뒤 또 소리가 들려서 깼다.



헐! 이번엔 7일만에 새벽 3시 47분?

이상하다. 3번다 같은 시간에 소리가 나서 깼다는게!

7월에도 3~4시쯤 소리가 들려서 깼던 것 같다. 뭐지?


하지만 아직도 표본이 부족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19일 금요일이 되어 그 소리에 깼는데 그날은 일찍 골아떨어져 침대 머리맡에 폰이 없었다.


또 분명 비슷한 시간일 것 같은데 폰을 찾으려면 방에 불을 켜야해서 잠이 깰듯...이 날은 심증만 남긴 채 넘어갔다.


그리고 바로 오늘~!!


옆집에서 토요일에 마당 관리하는 일꾼분들을 불러서 하루종일 시끄럽게 가위질로 소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풀을 베는건지 심는건지 너무 시끄러워서 신경이 곤두선 뒤 남편에게도 괜히 심통이 나게 됐던 어젯밤을 지나 오늘 새벽 2시 좀 지나 잠이 깼다.


이런저런 생각에 3시 반까지 잠이 안왔다.


가만, 조금 있으면 3시 47분이잖아.


오늘도 소리가 들리려나?기분도 찝찝한데 오늘은 내가 벽을 쳐볼까? 아니야. 괜히 죄짓지말자.


1시간 반째 집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않고 조용했고 거실 소파에서 자는 남편의 코고는 소리만 가끔씩 작게 들릴 뿐이었다.


SNS의 바다를 항해하다보니 어느새 3시 47분이 됐다.

조용...


아, 오늘은 소리가 안들리네. 그럼 그렇지. 내가 또 예민해서 괜히 그런건가?


하는데 47분을 30초정도 지났을까. 콰과광. 또 소리가 들렸다. 바로 폰 캡처!

뭐지?

오늘은 정말 새벽 내내 조용하다가 딱 이 시각에 소리가 났다는게 너무나 분명해졌다.


그리고 빼박 8월 들어서 4번이나 캡처한 (19일도 캡처했으면 5번~) 3시 47분!!

누구냐 넌.


창문을 여니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고 저멀리 맞은편 집 두군데와 우리옆집이 제일 가까운 이웃인데 괜히 CSI 수사대마냥 의심을 하게 됐다. 우리집 앞쪽 집공사하다 멈춘 집도 용의선상에 있다.


누굴까? 합리적 의심으로는 이  집이 다 용의선상에 있다.

그외에 새나 고양이도 생각할 수 있지만 동물들이 시간 맞춰 소리를 낸다는건 이상한 일이고.

아니면 우리집에 무슨 진동 타이머라도 심어져있는 것일까? 랜덤 날짜로 시간만 동일하게...


아니 근데 대체 왜 그렇게 우리집에?

늘 같은 시간 '3시 47분'도 이해가 안되어 찾아보니 가장 의미가 그나마 있는 기사는 올해 대통령선거에서 한 대선 후보가 새벽 3시 47분에 패배를 인정했다고 한다.


이것 빼고는 그럴싸한 기사거리도, 역사적 사건도 없는 느낌이다.


누굴까, 이 구역 돌+아이는...?

이렇게 된 이상 내 한 몸 희생해서라도 이 구역 청소를 깨끗히 해야겠다.


새벽 3시47분아 또 올테면 와보렴.

단, 꼬리가 길면 밟힌단다.


달력을 들여다보니 5일 7일 5일 4일 간격으로 했네.

다음은 5일 1일 간격이면 8월 28일, 그리고 29일??

새벽 3시 47분에 깬 날들...



♡고린도후서 13장 5절♡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버림 받은 자니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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