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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지도로 목차 만들기

글을 못 써도 괜찮아: 일생 단 한 번의 자서전 쓰기【제1강_#3】

by Lazist

글을 못 써도 괜찮아: 일생 단 한 번의 자서전 쓰기【제1강_#1】

앞선 강의에서 우리는 흩어져 있던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적게는 수십 행에서 많게는 수백 행에 이르는 빽빽한 '기억의 지도'를 완성했습니다. 아마 작업을 마친 후에 여러분은 뿌듯함과 동시에 약간의 막막함을 느끼셨을 겁니다.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하고 말이죠.


이는 마치 수백 장의 사진을 인화했지만, 아직 앨범에 정리하지 않고 상자 안에 담아둔 상태와 같습니다. 어떤 사진을 맨 앞에 둘지, 어떤 사진들을 한 페이지에 묶을지 정해야 비로소 하나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 완성되겠죠. 자서전의 목차를 만드는 과정이 바로 이 사진들을 의미 있는 순서로 꿰어 한 권의 앨범으로 구성하는 일입니다.



시간의 흐름대로가 정답은 아니다


많은 분들이 자서전 목차를 구상할 때 습관적으로 '10대 시절', '20대 청년기', '30대 가장 시절'처럼 시간 순서대로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도 자서전을 구성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이 시간 순으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타임라인을 빼곡히 채운 사건과 사건들은 시공을 넘나들며 연결되어 서사를 구축합니다.


어린 시절 무뚝뚝한 아버지께서 월급날 들고오시곤 했던 통닭집 봉투는 내가 40대가 돼 아들과 캐치볼을 하던 기억과 연결됩니다. 1970년대 명문고 입시에 실패했던 청소년기의 아픔은 1990년대 후반 속절없이 동료들의 퇴직을 지켜봐야 했던 IMF외환위기의 악몽과 함께 되살아나기도 하죠.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인생을 관통하는 주제들을 발견하고, 하나의 주제에 맞춰 기억의 조각들을 재배치하는 것, 이것이 바로 좋은 자서전 목차입니다. 하지만 혼자서 이런 주제들을 연결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프로젝트매니저이자 에디터인 AI파트너의 도움이 다시 필요해지는 순간입니다.



AI파트너에게 목차 기획 맡기기


방법은 간단합니다. 이미 작성해둔 타임라인 전체를 복사해서 제미나이 채팅창에 넣습니다. (자서전을 위한 모든 작업은 처음에 생성해둔 Gems에서 열어야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파일을 통째로 첨부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프롬프트를 입력합니다. 저는 우리의 믿음직한 파트너로부터 각기 다른 세 가지 버전의 목차 초안을 받아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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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제 프롬프트: AI 자서전 목차 생성]

지금부터 내 인생 타임라인 전체를 깊이 있게 분석해줘.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의 삶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자서전 목차 초안을 세 가지 버전으로 제안해줘.

1. 연대기 목차: 나의 삶을 유년기·청소년기·청년기·장년기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누고, 각 시기의 핵심적인 사건들을 소제목으로 구성해줘.

2. 주제별 목차: 타임라인 전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핵심 주제나 가치(예: 가족, 사랑, 도전과 극복, 일과 성공, 우정, 나를 만든 인연 등)를 5~7개 정도 뽑아내줘. 그리고 각 주제를 큰 목차로 삼고, 관련된 사건들을 시간 순서에 관계없이 효율적인 방식으로 그 아래에 배치해줘.

3. 에피소드 중심 목차: 내 인생의 방향을 바꾼 결정적인 사건이나 전환점(Turning Point)을 7~10개 정도 선정해줘. 그리고 그 사건을 중심으로 하나의 장을 구성하는 목차를 만들어줘. 각 장의 제목은 그 사건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줘야 해.


다음은 타임라인 예제와 프롬프트를 갖고 제미나이가 작성해준 결과입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그저 AI파트너가 정리한 안들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내기만 하면 됩니다. 마음에 드는 안이 보이지 않는다면? 새로운 시각에서 프롬프트를 보강해 별개의 안을 요청하면 그만입니다. 우리의 파트너는 아무리 많은 목차안을 요청해도 아무 불평없이 기꺼이 여러분을 도와드릴 준비가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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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기 목차는 내 삶의 서사를 시간순 대로 차분히 보여주고 싶을 때, 주제별 목차는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가치를 강조하고 싶을 때, 에피소드 중심 목차는 극적인 순간들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을 때 효과적입니다. 혹은 두 가지 이상 목차의 장점을 섞어 '1부: 연대기, 2부: 내 삶의 키워드' 와 같이 자신만의 목차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어떤가요? 여러분이 공들여 만든 타임라인에서 이처럼 다채로운 내 자서전의 설계도가 만들어졌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목차가 있다면 직접 키보드에 손을 얹고, 단어를 바꾸고 순서를 조합하며 완성도를 높여보세요. 그 과정에서 궁금한 점이 생기거나 도움이 필요해지면 언제라도 AI파트너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최종 목차를 완성하는 것은 이 소중한 개인서사의 주인공, 바로 여러분입니다.


이것으로 1강 ‘마음열기 : 기억의 지도 그리고 나만의 목차 만들기’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여기까지 따라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2강 ‘자신감 갖고 글쓰기 : 말하는 것보다 쉬운 글쓰기 방법 배우기’에서는 본격적으로 원고를 쓰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글쓰기’라고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되신다고요?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지금까지 에디터, 플래너 역할을 주로 수행해왔던 AI파트너가 작가로서 집필과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으니까요. 그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여러분의 손에서 완성될 ‘최종 목차’입니다. 부지런히 목차를 다듬어 완성판을 만드는 것이 1강의 마지막 과제입니다. 2강에서 뵙겠습니다.







1. 이 강의는 주 2회(매주 월/목요일)을 기본으로 진행합니다. 1강당 약 3회 분량입니다.

2. 2강은 10월 6일(월)에 시작합니다.

3. 댓글로 질문 받습니다. 짧게 즉답이 가능한 답변은 댓글로 드리고, 중요한 내용은 모아서 마지막 강의에서 QnA로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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