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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돌 기자 Nov 25. 2021

씨유 편의점 바(BAR)에 다녀왔다

코로나19로 편바 인기 쑥쑥

편바에 다녀왔다.

편바란 편의점+바(BAR)의 합성어로 편의점에서 다양한 주류를 취급하는 주류코너를 뜻한다. 그런데 요즘 혼술족이 늘긴 늘었나보다. '작은 코너를 갖춰두고 바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싶었는데 편의점 수준이 아니라 주류마트 수준이 아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지속됨에 따라 혼술, 홈술 문화가 일상화 되면서 편의점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 박준돌 기자

씨유 편의점 바(CUBAR SIGNATURE)

퇴근길에 편의점 바를 지나쳐 가는데 '씨유 바 오픈' 이라고 써있더라. 쿠바라니. 편의점 바 이름을 참 잘 지은 거 같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간다고 낼름 들어갔다. 술을 살 생각은 없었고, 얼마나 바가 잘 되어 있나 구경차 갔던 건데 원래는 라면이 있던 자리를 완전히 술로만 꽉꽉 채워놨더라. 사진 속에 보이지 않는 공간들도 술이 가득하다.

눈에 띄는 점은 크래프트 비어 라인이 다양하고 탄탄하다는 점. 라거 맥주, 에일 맥주 다 고루 갖춰두고 평소에 주류마트에서만 볼 수 있는 매니악한 술들도 갖춰놨다. 4개에 만원 하는 맥주가 아니라 한병에 4000~5000원대 맥주들도 많고, 비싼 맥주는 만원 상당의 맥주도 있다.

와인 코너도 눈에 띄었다. 편의점 와인은 저렴하기도 하고, 다양해서 자주 애용하는 편인데 국가별로 와인을 분류해놓고 다양한 가격대로 구비해놓은 게 좋았다. 이젠 정말 와인 선물할 때 굳이 와인가게나 백화점을 찾아갈 필요도 없을 듯. 편의점에서 백화점 와인코너처럼 해놓는데 무슨 걱정인가. 초특가 와인들은 몇 병이고 구매하고 싶을 정도로 다양했다.

ⓒ 박준돌 기자

술 미니어처도 다양했다. 아쉬운 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점? 원래 미니어처가 싼 가격은 아닌데, 그래도 만원대 이상의 미니어처들이 많아서 아쉬웠다. 동생이 술 미니어처를 좋아해서 가끔 사다주는데 뭔가 선뜻 손이 가기엔 부담스러운 가격대였다.

요즘 홈술 트렌드를 이끄는 리큐르 종류도 많았다. 홈칵테일, 홈바 열풍으로 편의점에선 전보다 훨씬 다양한 리큐르를 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베일리스> 같은 리큐르는 편의점에서 찾아보기가 어려웠었는데, 요즘에는 <베일리스> 안 파는 곳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참고로 <베일리스>는 우유에 타 먹어도 좋고 <기네스> 같은 맥주에 타먹어도 맛있다. <깔루아밀크>보다 더 좋아하는 편.

전통주 코너는 요즘 트렌디한 술은 다 가져다 놓긴 했지만, 규모 면에서는 아쉬운 편. 딱 정말 대중성 있는 술들만 가져다 놓은 건 똑똑하다고도 할 수 있다. <복순도가> <나루생막걸리> <곰표막걸리>의 라인업. 다음에 막걸리 코너를 한 번 털어야겠다.

ⓒ 박준돌 기자

그래서 내가 고민 끝에 사온 술은, 사실 <곰표막걸리>도 아직 안 먹어봐서(...) 한참 갈등하다가 사온 <린데만스 빼슈레제> 맥주. 원산지 벨기에, 과일맥주를 주로 만드는 린데만스 브루어리에서 만든 복숭아 과일 맥주다. 가격은 250ml 기준 4500원이다.

도수는 2.5도인데, 나는 알쓰라서 여기에다가 사이다를 타서(얼음도!) 맥주에이드로 마셨다. 나는 딱 이 정도 마시면 적당히 알딸딸해진 기분으로 잘 수 있다. 친구에게 말했더니 연비 좋단다. 한 병을 안 마셔도 한 궤짝 마신 기분 낼 수 있지 않느냐며.

동생도 겨우 2.5도 짜리 맥주에 사이다 타 먹냐고 나무랐지만, 내가 먹겠다는데! 맛은 마냥 달진 않지만 복숭아가 많이 들어가서 기본적으로 달달한 향과 맛이 강하고, 시큼하다. 특유의 향도 강한 편. 함께 먹으려고 복숭아 통조림도 사왔는데, 너무 달 거 같아서 먹진 않았다.

씨유바 시그니처가 생겨서 덕분에 퇴근길에 누릴 호사가 한 가지 더 생겼다. 알쓰도 적당히 먹을 수 있는 알콜들을 찾아보고 구매해보는 재미가 쏠쏠할듯.


씨유 말고도 다른 편의점 바 도장깨기도 조만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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