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2]텃밭에 닭장을 짓다

엄마의 노고

by 할수 최정희


아버지와 엄마가 함께 텃밭에서 흙벽돌을 만들었다. 그 흙벽돌로 닭장을 지었다. 닭장 앞 쪽에는 암탉과 수탉을 함께 풀어놓고 키웠다. 안쪽은 철망으로 된 케이스를 쌓아놓고 케이스마다 닭 한 마리씩 넣었다. 닭이 달걀을 낳으면 달걀은 굴러서 앞으로 내려왔다.


그 시절엔 집집마다 닭을 몇 마리씩 마당에 풀어놓고 키웠다. 그래서 닭을 한 마리씩 넣고 키우는 케이스를 처음 보는 거라 신기했다. 아버지는 면사무소에 다니셨다. 그래서 엄마가 닭을 키우셨다.


엄마는 아카시아 잎을 따와서 닭에게 먹였다. 아카시아 잎을 먹지 않은 닭이 낳은 달걀의 노른자 색은 허연 색이지만 아카시아 잎을 먹은 닭이 낳은 달걀의 노른자는 샛노랬다. 또 조개껍질 가루를 먹여야 했다. 그래야 달걀 껍데기가 튼튼해서 잘 깨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닭장의 닭똥을 치우고 모이를 주어야 했다. 그때는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할 때도 우물물을 길러서 해야 했다. 또 빨래도 손빨래를 해야 했고 빨래가 많을 때는 빨래거리를 연못으로 이고 가서 빨래를 했다. 그나마 집에 우물이 있었꼬 또 방 한 칸에는 연탄을 때서 국 같은 것은 거기에 끓일 수가 있었다.


그 당시 난 엄마가 힘들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집안일이 매우 힘든 것이란 걸 경험하고 나서야 엄마의 노고를 깨닫게 되었다.


달걀이 모이면 달걀 장수가 집으로 찾아왔는데 때론 엄마가 달걀을 팔러 가기도 했다고 한다. 가끔 암탉들은 보통의 달걀보다 훨씬 큰 달걀을 낳는다. 이 달걀엔 노른자가 두 개씩 들어있다. 달걀 한 개에 노른자가 두 개 있다니! 처음엔 무척 놀랐다.


달걀 껍데기가 너무 얇거나 조금 깨지거나 쌍달걀은 팔지 못한다. 그래서 집에서 먹는다. 가끔 비실비실거리는 닭이 생기면 닭장에서 잡아낸다 그리고 닭의 목을 따고 피를 흘려보낸다. 뜨거운 물을 붓고 깃털을 뽑아낸다. 아버지나 엄마가 닭을 잡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렇게 잡은 닭으로 백숙을 만들었다. 가족들은 그것을 맛있게 먹었다. 부모님이 내게도 먹으라고 했지만 목구멍으로 삼켜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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