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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수 Mar 25. 2024

[100-21] 나를 춤추게 할 것은?

춤을 출 거예요/ 강경수 

그림책 '나는 춤을 출 거예요'는 자신이 좋아하는 춤을 추는 한 소녀의 이야기다. 소녀가 "지금 춤을 출 거예요."라고 하면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소녀는 거실과 집 밖에서도 춤을 춘다. 풀을 넘고 숲을 지나 강 위에서 춤을 춘다. 또 빗속에서 폭풍 속에서도 춤을 춘다. 그러다 보면 소녀는 멋진 무대에서 춤을 추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춤을 거라고 한다. 소녀가 어디서든 어떤 상황이든 춤을 추는 이유는 춤이 좋아서다.


'언제나 어디서나 상황이 어떠든 하고 싶은 일이 있었나?' 생각해 본다. 사실 나이가 70살이 되도록 그런 것을 가져본 적이 없다.  언제 어디서나 상황이 어떴든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있었다면, 그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내가 잘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게도 기회는 있었다. 수십 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어서 일이 집 안 일이었다면 살림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가락 하고 있을 수도 있을 것인데.


 아쉽게도 나는 아직도 집안일에서 해방되기를 꿈꾼다. 청소를 하고 음식을 만들고 빨래를 하는 일은 나를 춤추게 하는 일이 아닌 것이다. 나는 고작 남편과 나와  자녀들의 입맛에 흡족한 음식을 만들 수 있을 뿐이다. 나를 춤추게 것은 그것은 무엇인가? 나는 아직도 찾고 있다. 백일백장 글쓰기를 하면서도  찾고 스피치 발성 연습하면서도 찾고 그림을 그려보며 찾고 있다. 하지만 영영 못 찾으면 어떡하지? 평생 춤 한번 못 추고 죽으면 어떡하지? 란 염려가 생긴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기로 한다.  나를 춤추게 그것을 찾아가는 일나를 춤추게 하는 것이라고. 나는 안다. 가고 싶은 길로 갈 수 없을 때  어떤 절망감이 찾아오는 지를. 그래서 가고 싶은 길로 가는 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란 걸 말이다. 나는 지금 춤을 추고 있다. 내가 추고 싶은 춤을 찾아가면서. 나는 그것을 찾아도 춤을 추는 거야. 그것을 찾아도 춤을 추는 거고.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이든 우린 춤을 있어. 우리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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